'코로나19 여파' 하늘길이 끊겼다
29년 만에 인천-로마 직항 첫 중단
체코, 멕시코, 베트남 등도 변경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가 하늘길 마저 가로막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에서 동시에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국내 항공사들이 한국-이탈리아 직항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2일(현지시간)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1991년 6월 27일 첫 취항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이 노선은 한국과 이탈리아 간 첫 직항로로 양국 항공교류의 상징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항 중단됐다.
아시아나항공도 3월 8일부터 28일까지 인천-로마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2015년 6월 30일 해당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번 결정에 앞서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지인 북부 도시들과 인천 간의 직항노선의 잠정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인천-밀라노 노선은 3월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아시아나 항공의 인천-베네치아 노선은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운항이 끊긴다.
이와는 별개로 경영난에 처해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경우 적자 노선인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오는 29일부터 영구 중단키로 결정했지만 그 시점이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가입된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 Team) 멤버인 알리탈리아는 승객 감소로 1995년 김포-로마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가 20년 만인 2015년 6월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재개설한 바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양국을 잇는 모든 직항노선의 전면적인 운항 중단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외에 체코도 2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과 이탈리아 북부지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체코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운항 중단은 3월 5일부터 시작되며 체코에서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 볼로냐를 오가는 항공기가 2주간 중단될 예정이다. 기한은 연장될 수 있다.
다만 한국과의 운항 중단 기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인천공항과 체코 수도 프라하 사이에는 대한항공이 주 3회 운항 중이다. 체코 항공도 주 4회 운항 중이었지만 지난달 27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당초 체코 정부는 4일부터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중단 시기를 하루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체코에 단기 체류 중인 한국인 승객들의 귀국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4일 항공편까지 운항을 허용해달라고 프라하공항공사에 요청했다.
한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멕시코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항공편을 축소키로 했다. 아에로멕시코는 매일 운항하던 인천-멕시코시티 항공편을 3일부터 격일로 운항한다고 공지했다.
항공사 측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운항 축소가 언제까지 적용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에로멕시코의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은 한국과 중남미를 잇는 유일한 직항편이다.
베트남항공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오는 5일부터 한국행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베트남 항공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해당 전염병이 더 잘 통제될 때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베트남 뱀부항공도 최근 한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