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11조원 추경"… 재정건전성 논란 예고
국가채무비율 40% 돌파
오는 5일에 국회에 제출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11조원이상 대규모로 편성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추경 세출규모만 6조2000억원이 넘는 수준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국채발행에 따른 국가채무 확대와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급상승이 예상된다.
2일 이낙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집행되는 예비비 등 기정예산, 이미 발표된 종합대책에 이어 11조원을 넘는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추경당정회의 이후 "6조2000억원 넘는 규모의 세출예산을 편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난해에 세수부족현상으로 세계잉여금이 없어 늘어난 추경규모는 대부분 국채발행으로 메워야 할 것"이라며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올해 예산안에서 국가채무는 805조2000억원으로 전년 본예산 대비 무려 64조4000억원이 늘었다. 11조원의 추경예산이 더해지면 총규모는 816조원대로 올라서고 전년대비 증가규모는 75조원대에 달하게 된다. 게다가 성장률 하향조정과 세입감소까지 겹쳐 나타남에 따라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예산안 편성때의 39.8%를 넘어 40%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재정건전성이 매우 양호한 국가에 해당돼 GDP대비 국가채무비율 40%를 돌파하더라도 '안정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가채무비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9~2028 중기 재정전망'에서 8년후인 2028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56.7%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봤다.
세수부족 가능성도 문제다.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들어오면 그만큼 국채발행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은 293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61억원 줄었고 2019년도 예산과 비교하면 1조3000억원을 하회했다.
정부는 또 올해에도 세수액이 292조원에 그쳐 전년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예산정책처는 288조8000억원까지 세수감소폭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2년연속 세수가 줄어드는 이례적 현상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세수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 성장률 전망이 최근 하향추세에 있어 세수감소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춰잡았고 OECD는 2.3%에서 2.0%로 내렸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는 각각 1.9%, 1.6%로 수정제시했다. 정부는 올 실질성장률을 2.3%로 추정, 예산안을 편성했다. 코로나19사태 이후 내수부진이 확산되면 물가수준의 상승폭을 말하는 GDP디플레이터도 1.2%에서 낮아져 세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GDP디플레이터)은 예산안 편성기준인 3.5%에서 더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짤 때 선거가 있는 해로 추경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대규모로 편성했는데 추경까지 하게 되면 재정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입장에서는 정부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