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좌석 한방향으로, 민원은 온라인만
'멈추고 거리두기' 민간·지자체 확산
중기중앙회, 재택근무·시차출근 독려
박원순 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제안한 2주간 잠시 멈춤이 지자체와 민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서울시만이 아닌 자치구, 나아가 민간이 참여할 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정부와 다른 지자체 동참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 중랑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장섰다. 구내 식당 좌석을 모두 한 방향으로 재배치해 서로 마주보고 식사하지 않도록 했다. 좌석 배치가 달라지면서 식당 운영 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좌석이 줄어들면서 전체 식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구는 이밖에 공공시설 휴관, 직원 시차출근 등을 시행 중이다.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주말 휴양소도 4월 이후로 이용 일자를 미뤘다. 구 관계자는 "불안해 하는 주민들을 위해 우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의 SNS 홍보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잠시 멈추는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문제도 고민 중이다.
서대문구는 지난 25일부터 아예 구내 식당을 폐쇄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체될 즈음인 1일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 2회씩 운영을 중단하다 주 4회로 늘렸고 지금은 식당 문을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다. 지역경제 회복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주변 식당 이용을 위해 닫았지만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용도가 더 커졌다.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상황 자체를 줄이자는 것이다.
서대문구는 당분간 가능한 모든 민원을 방문이 아닌 전화나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 부처나 광역지자체 청사와 달리 구청은 주민과 불특정인들이 수시로 방문한다. 하지만 얼마 전 서울 성동구가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구청을 폐쇄하는 사고를 겪었다. 구 관계자는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막고 공무원과 접촉하는 주민들도 보호하기 위해 전화나 온라인 응대를 원칙으로 민원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 출입도 한 곳에서만 가능하게 하고 직원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에 대해 발열체크와 손세정제 소독을 실시하며 마스크 착용도 확인한다. 대면이 꼭 필요한 민원인의 경우, 사전 약속된 경우로 한정해 청사 입구에서 해당 부서에 예약 사실을 확인한 후에만 방문할 수 있게 했다.
중소기업계도 '잠시 멈춤'에 동참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재택근무, 시차출근 등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키로 했다.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박 시장과 긴급간담회를 가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들도 국가적 위기극복에 누구보다 앞장설 것"이라며 "2주간 잠시 멈춤이 현 상황에서 사회적 이익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서울시 제안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간담회 후 610개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 앞으로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중앙회 관계자는 "2주간 잠시 멈춘다고 해서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고 보지 않는다"며 "생산활동은 열심히 하되 외부 접촉을 자제할 수 있는 재택·유연근무, 시차출근제 중심으로 적극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중앙회 동참에 화답했다. 시와 중앙회는 코로나 사태를 극복한 뒤 광화문광장부터 서울역까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모든 물건을 전시하는 최대 규모의 페스테벌을 공동 개최한다. 중앙회와 베트남 하노이사무소를 연계, 서울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서울메이드 사업'도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