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끌어낸 박·이(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거리두기' 한목소리

2020-03-04 11:04:32 게재

3일 긴급 영상회의 '2주간 멈춤' 함께 하기로 … 신천지 공개 이끌고 감염병 공조체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코로나19 대응에 손을 잡았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두 지자체가 적극 동참을 선언하면서다. 신천지 대응, 감염병 대책에서 경쟁 양상을 보이던 두 단체장 공조가 지자체 코로나 대응에 진전된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날 만남은 박 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2주간 멈춤'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박 시장은 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회견을 통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주가 코로나19가 전국에 폭발적으로 퍼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잠시 멈춤은 서울만 시행해서 될 문제가 아닌 만큼 경기, 인천 두 분 시도지사와 조속히 모여 시행시기, 방법 등을 함께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활성화 등을 내용으로 이재명 지사와 영상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지사가 즉각 화답하면서 회의가 전격 성사됐다. 이 지사는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경기도도 서울시와 발맞춰서 함께 하겠다"고 공조를 약속했다. 이 지사는 잠시 멈춤 외에도 실질적 감염병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집단감염 발생 시설의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명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 소형 교회, 다수 확진자가 연관된 은평성모병원 사례를 들며 서울시와 보조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단체장의 영상회동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높다. 두 사람은 그간 신천지 압박, 감염병 대응 등에서 강경 행보와 더불어 경쟁 구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대응에서 경쟁적으로 압박을 높인 탓에 그 수위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양측 공조는 이날 회의를 기점으로 단단해질 전망이다. 비공개 회의에서 두 사람은 "두 지자체 공조가 지방정부 협력의 전국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영상회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2~3일마다 열자"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 전망은 서로에 대한 추켜세우기에서도 드러났다. 박 시장이 "우리 지사님, 신천지 대응하는 거 보니까 역시 사이다"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어떻게 제가 박 시장님 따라가겠나. 서울시 정책들 경기도가 많이 참고하고 도움되는 게 많다"고 화답했다.

경쟁 부각, 과잉 압박 등 논란이 일었지만 두 사람의 신천지 압박과 그로 인한 이만희 총회장 공개석상 등장은 신천지로 인한 감염병 확산 억제에 적지않은 효과를 발휘했다는 지적이다. 신도들에 절대적 영향을 발휘하는 총회장의 공개 사과와 방역 협조 발언을 이끌어냈다. 박 시장의 살인죄 고발과 이 지사의 현장 급습은 의혹 중심인 이 총회장 검사 결과가 공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수도권 3단체장 공조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일정 때문에 이날 회의에 불참한 박남춘 인천시장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겠단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3일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인천도 오늘 서울·경기가 제안한 '잠시 멈춤', '예방적 코호트 격리'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공직사회부터 모범을 보이고자 시차 출퇴근제에 이어 월요일부터 구내식당 비대면 식사 등 물리적 거리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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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곽태영 김신일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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