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모르는데 '집단 발병지'?
성동구 주상복합 … 주민들 "음식배달도 안와"
"우리 아파트가 집단발병 온상 취급을 받고 있어요. 너무 억울해요."
서울 성동구 한 주상복합건물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발병지'로 오인된데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나섰다.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확진자 집단발생'이라는 보도와 사회적관계망을 통한 공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집단 발병지로 '낙인'이 찍혀 입길에 오르내리는 곳은 서울숲 인근 한 주상복합건물. 지난달 19일 입주자 가운데 한명이 지역 내 첫 확진환자가 되고 이후 배우자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부터다.
접촉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구에서 건물 내·외부는 물론 부부의 동선을 따라 지역 전체에 방역을 실시했는데 지난달 28일 다른 자치구에 거주하는 관리소장이 건물 내 3번 확진자가 됐다.
성동구에 따르면 이 건물과 관련된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12명이 확진된 건 맞다. 주민 2명을 시작으로 관리소장과 가족 3명, 관리사무소 직원 3명과 그 가족 3명까지 확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역 내 1번 확진자인 입주자 감염경로는 물론 관리소장까지 역학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구는 특히 ㄴ자치구 주민인 관리소장이 자가격리 기간 가족 가운데 먼저 증상이 있었던데 주목하고 있다. 아내가 먼저 증상을 보인데다 관리소장보다 하루 전인 27일 확인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아들과 딸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관리소장이 연결고리로 추정되는 관리사무소 직원 3명과 가족 3명까지 모두 '성동구발 감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성동구 관계자는 "관리소장이 121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건지는 알 수 없고 아직까지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라며 "증상 발현이나 확진판정 모두 관리소장 아내가 먼저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민 가운데 확진자는 2명뿐인데 관련 확진자 12명 모두가 주민으로 오인돼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 주민은 "배달음식을 시켜도 오지 않으려고 하고 앞으로는 택배받기도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지역 내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집단 발병지라는 오명을 쓰게 돼 안타깝다"며 "자가격리 기간동안 주변인과 가족까지 철저한 격리 등 준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