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신청 봇물, 자금부족 우려
신청금액 2조원 육박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
▶ "신보에 960억 투입, 자영업자 지원 턱없이 부족" 에서 이어짐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방안은 시장의 수요를 감당해 내기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
자영업자 지원 규모는 신용보증기금과 지역 신용보증을 합친 보증 1조원,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융자 1조4000억원, 기업은행의 초저금리대출 2조원 등 최대 4조4000억원이다.
5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긴급경영자금과 기업은행의 초저금리대출 등을 고려하면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 규모가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4일 기준 전국 소상공인센터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대출신청은 3만8251건에 달했다. 대출 요청금액은 1조9300억원이다. 정부가 밝힌 지원 규모의 절반에 달한다.
문제는 대출 신청이 증가 추세에 있고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대출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달 13일 1820건이던 신청건수는 지난달 28일 4220건으로 2배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 29일 기준 2만4486명이 1조2620억원을 신청했는데, 이후 3일 만에 신청자가 1만4000명, 금액은 7000억원 증가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부 이용주 의원(무소속)이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자영업자 지원현황은 전체 신청건수의 3.6%인 875건(428억 4700만원)에 그쳤다.
이 의원은 "현재의 정부 재정이나 추경예산 지원으로는 자영업자들을 돕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인 만큼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자영업자 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6월 590조7000억원에서 2019년 9월 670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3개월 만에 80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의 비중은 부동산임대업(6.1%)이나 제조업(5.3%), 숙박업(2.2%) 등 비교적 사업규모가 큰 곳보다는 음식점업이나 소매업에서 각각 16.0%, 13.2%로 비중이 높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이 높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폐업으로 인한 파산이 잇따를 수 있다.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중 상당수는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여서 실물 경제의 위기가 금융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중 45%는 대출규모의 90% 이상을 은행에서 차입하고 있지만 점차 비은행쪽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대출규모의 90% 이상을 비은행에서 차입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2015년말 15%대에서 2018년 6월말 기준 17.5%로 확대됐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우리나라 실물경기나 사회구조에 근간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고 이들이 약해지면 금융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