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O2O 플랫폼 기업 '휘청'

2020-03-06 10:51:41 게재

대면 서비스 어려워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중개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들이 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코로나19발 충격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 스마트폰 확산으로 최근 몇 년간 O2O 플랫폼이 급성장해온 가운데 코로나19라는 거센 파도를 만나 분투중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가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명 생활정보 플랫폼인 '58퉁청'이 인원 감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택배 배송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개별 방문 대신 한곳에 택배물품을 모아두는 것. 사진은 베이징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비대면택배물품함'에서 주민들이 물품을 찾아가는 모습. EPA=연합뉴스


'58퉁청'의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58퉁청이 이미 정리해고를 시작했고 그 비율이 최대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무급휴직 2개월을 강제하고 기본급의 80%인 1760위안만 지급했다고도 했다. 이 네티즌은 각 부서별 임금인하 비율이 달랐는데 어떤 부서는 원래 임금의 60%밖에 지급받지 못했으며 근무일 5일 중에 이틀은 출근하고 사흘은 재택근무를 하는데 이중 이틀에 대해서는 휴가 처리를 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58퉁청은 직원들에게 '자택 대기 계약서'를 안내했다. 회사는 이 계약서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바뀌어 회사 생산 및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현재 직원들에게 전달할 업무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며칠간 중국 정부 부처에서 감염병 관련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은 업무를 재개한 상태다. 하지만 O2O 업종은 가사도우미나 중고물품 중개, 부동산 소개 등의 서비스가 대면 업무여서 업무 복귀가 아주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아직 수익을 못 낸 사업 부문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이같은 내용을 익명의 58퉁청 직원들을 통해서도 확인했으나 58퉁청 관계자는 "현재 58퉁청 직원들은 정상적인 업무에 따라 배치되고 있으며 감원 소식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005년 12월 창립된 58퉁청은 2013년 10월 3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이 회사는 2015년에 부동산 중개플랫폼 '안쥐커'와 채용사이트 '중화영재망'을 차례로 인수 합병했으며 같은 해 11월 부동산·중고물품 거래·숙박 플랫폼 '간지망'과 합병했다. 2016년 5월 8일 58퉁청은 '58그룹'의 하위 브랜드가 됐으며, 주로 구인구직, 부동산, 자동차, 중고품, 가사도우미 등의 일을 중개한다.

58퉁청 측이 인원 감축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주문량 감소는 두드러지고 있다. 공개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58퉁청의 매출 성장률은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8년 4분기 30.6%에서 2019년 3분기 22.5%까지 20.5%에서 17.4%로 계속 떨어졌으며 성장률은 이미 20% 이하로 내려갔다.

58퉁청 외에도 많은 O2O 플랫폼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원 감축과 급여 삭감을 시작했다. 최근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요신'은 전염병 기간 동안 단기 급여조정을 했으며, 급여 감축 범위는 20~40% 사이다. 일부 직원은 3월 1일부터 업무 중단하고 자택 대기 중이다. 같은 업종에 있는 '과즈얼쇼우처'의 모회사는 '처하오두오'그룹도 단계적으로 급여와 휴가 기간을 조정하기로 했다는 서한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외식, 슈퍼마켓, 영화관, 노래방 등과 같은 오프라인 의존 산업을 제외하고 O2O 산업은 생존 기로에 서있다. 얼마 전 인테리어업체 연계 플랫폼 '투바투'의 CEO 왕궈빈은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한에서 "이번 감염병 유행은 식품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가사 업무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이 얼어붙었다"면서 "현재 우리는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가늠할 수 없고 우리가 예상한 기간을 넘어설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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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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