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 대비 필요"
메르스백서 연구책임자 … "밀착접촉 전파 강해 사회적 거리두기 더 강화"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사스 메르스는 병원감염이 주요 통로였다면 코로나19는 밀착접촉에서 강한 전파력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 김남순 선임연구위원은 5일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373호에 게재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현황과 과제'보고서에 "코로나감염-19 유행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발간한 '2015 메르스 백서-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 백서연구팀 연구책임자로 활약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코로나감염19 전파 양상 분석 결과,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 전파 가능성이 높고 밀접한 환경에서 잘 전파된다는 특성이 있다"며 "지역사회 전파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시민들이 밀접한 환경에서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현재보다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스 메르스는 병원감염, 코로나19는 가족 감염 많아 =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연구진이 제출한 논문에 근거해 코로나바이러스-19는 사스와 다르게 변이되었는데, 스파이크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바이러스와 세포막이 결합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19의 강한 전파력을 설명하는 기전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보면 사스와 메르스는 2차 전파가 대부분 병원 환경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코로나감염-19는 밀접한 접촉자 간에 전파가 발생하여 가족 간 전염이 많았다.
코로나감염-19는 확진자가 8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고 치명률은 3.4%로 보고되었는데 향후 유행이 확산되면서 치명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2020년 3월 4일 기준). WHO는 사스 총 확진자 수가 8096명이고 치명률은 9.6%, 메르스는 총 2494건이 발생하였고 치명률은 34.4%로 보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유행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다만 홍콩대학 연구진이 중국 내 코로나감염-19 공중보건학적 수단을 통해 전파력(Ro 2.68로 가정)을 25% 낮출 경우 인구 1000명당 발생률이 5월경 최고 수준에 도달한 후 7월 초에 '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한 것을 소개했다.
중국 상황 정리는 한국의 종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도시 간 이동 제한 효과가 코로나감염-19 발생률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국내 코로나감염-19의 전파력(Ro)에 대해서는 역학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 중이며 집단감염이 있는 지역과 다른 지역 간 전파력 수준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허위정보, 가짜뉴스 불안 부추켜, 강력대처해야 =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이후 정부가 감염병 인프라를 강화해 왔으나 전국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감당하기에 부족한 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감염-19 대응 초기부터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 CDC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1.04명의 공중보건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역학조사관의 적정 인력은 348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인원의 3배 정도를 보강해야 되는 수준이다.
코로나감염-19 확진자 치료와 격리에 필요한 음압격리병상도 부족한 상황이다. 2019년 기준으로 국가지정격리병상은 198병상, 민간병원에 있는 병상까지 포함해도 1027병상 수준에 그친다. 또한 국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는 2017년에 국립중앙의료원과 조선대병원이 지정된 것이 전부이고 전북, 충북, 강원 지역에는 없는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경증환자는 그 증세가 미미해 다인실 사용이 가능한 면은 있다.
향후 대응에서 코로나감염-19에 대한 각종 허위 정보가 확산되는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이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팩트(fact)체크를 통해 가짜 뉴스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감염-19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함께 역학조사, 임상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코로나감염-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어서 마음건강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