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광주시민 보기 부끄럽다"
생활치료센터 추가지정 무산
"이 시국에 축제 걱정" 비난
대구·경북 일부 지자체와 기관 반대로 대구지역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위한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어려움이 크다. 광주는 '공동체' 명의로 특별 담화문을 내고 대구 확진자들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상생을 외치던 대구경북 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경주시 보문단지 내 켄싱톤리조트 300실을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500명 가량 입주시키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5일 주낙영 경주시장을 방문, 협조를 요청하고 진 영 행안부 장관도 주 시장에게 전화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경주시는 지난 3일 보문단지 내 농협경주교육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 경증환자 240명을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주낙영 시장은 사회적관계망을 통해 "대구의 절박한 사정을 모를 리 없지만 관광으로 먹고 사는 경주시민들 의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주시회의는 6일 아예 반대 담화문을 발표했다. 지난 메르스 사태와 경주 대지진 등 국가적 재난상황 이후 국제관광도시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논리다. 의회는 "지난 상처도 아물기 전에 도심권에 생활치료센터를 추가지정하는 건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에 이어 숙박업체 등도 생활치료센터 추가지정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다.
결국 생활치료센터 추가지정은 '없던 일'이 됐다. 사회적 관계망에는 "이 시국에 축제 걱정하나" "경주시 이미지 나빠지면 관광객 더 안간다" 등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주 시장은 이에 대해 "회원권을 가진 6000여명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고 회사측이 섣불리 동의해 빚어진 일"이라며 "경주시민은 이웃 아픔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시민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시 관계자는 "켄싱톤측은 등기회원 일부 반발과 일반회원 항의를 감수하면서 치료센터 지정에 동의했는데 미온적인 경주시와 의회·숙박업계 반발로 지정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경북대도 기숙사 2개동 680실을 생활치료센터로 내놨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는 지난 6일부터 설득에 나서 8일 오전에야 승낙을 받아냈다.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8일 담화문을 내 "생활관(첨성관)을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4주간 제공한다"고 밝혔다.
치료시설에 입주하지 못하고 입원대기 중인 환자는 8일 현재 2252명에 달한다. 6개 연수시설에서 치료 중인 경증환자 1013명과 비교하면 두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