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이재명 "한시적 '재난기본소득' 도입"
김 지사 "전 국민에게 100만원" 제안
이 지사 "사용시한 정해 지역화폐로"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 등도 긍정반응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급대상이나 금액에 대한 주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재난상황에 준해 한시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 취약계층을 돕고 소비진작 효과를 거두자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8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국민들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안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닥쳐올 경제위기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며 "재난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복지가 아니라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이자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서민들의 희망이 될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현재 상황을 극복할 근본 대책으로 부족하다"며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 전 국민에게 동시에 지급하는 이유는 시간을 놓치지 않고, 지원대상자를 선별하는데 시간과 행정적 비용을 낭비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라며 재난기본소득이 필요치 않는 고소득층에 대해선 내년도에 지급한 금액만큼 세금으로 다시 거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면 약 51조원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 절반 가량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김 지사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반겼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자리가 대량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 투자할 곳보다 투자할 돈이 넘쳐 저성장이 일상이 되는 시대에 경제흐름을 되살리고 지속성장을 담보할 유일한 정책이 '기본소득'"이라며 "전 국민 기본소득의 길을 열어가는 데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6일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합동 브리핑에서 "지역화폐 형태로 한시적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경제가 거의 멈추는 비상상황이 도래하는 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일정 기간에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형태의 재난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펌프로 치면 지금은 물이 다 빈 상태라 마중물이 필요한데 금융지원, 세제지원 이런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대구·경북처럼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지역에 먼저 지급하면 경제를 정상화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국민청원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코로나 경제위기에 재난국민소득을 50만원씩 어려운 국민들에게 지급해주세요'라는 청원에는 9일 오전 9시 현재 6100명이 동의했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 포용국가비전위원회가 이 대표와 유사한 안을 제시했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재난기본소득 정도의 과감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19 극복 방안의 하나로 '기본소득'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한 방송에서 "이번 추경에 이른바 한국형 기본소득제라는 개념을 담았다"고 했다. 그는 "일자리안정자금,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아동수당, 노인 일자리 등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580만명에게 2조6000억원의 자금을 풀어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드렸다"며 "이것이 바로 추경이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우리 현실에서 가장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