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집단감염, 코로나 확산 '뇌관' 부상
서울·경기 규모 작지만 집단 확진 잇따라
"소규모 감염관리가 대유행 여부 가를 것"
소규모 집단감염이 코로나19 수도권 확산 여부를 가를 '뇌관'으로 지목된다.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서 대구경북 확진자 수는 200명대로 떨어진 반면 수도권에서 잇따라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진 대규모 유행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감염과 맞물릴 경우 확산 속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 수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가 요구된다.
방역당국은 집단시설 보호를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8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일부 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증 상태로 전파가 잘되는 코로나19 특성상 언제든지 소규모 유행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예방·관리하느냐가 앞으로의 유행 전망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134명. 이 가운데 79.4%인 5667명이 집단감염과 연관된 사례다. 대구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대구·경북과 같은 대규모 감염 사태는 통제권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산발적·국지적으로 일어나는 소규모 집단감염이다. 소규모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과 맞물릴 경우 폭발력은 더욱 커진다.
분당제생병원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서는 8일까지 13명 확진자가 나왔다. 이중 4명은 입원환자, 2명은 퇴원환자이며 병원 종사자 6명과 입원환자 배우자 1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퇴원 환자 6명은 모두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환자와 의료진 등은 모두 격리됐으며 감염 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분당제생병원 첫 확진자인 76세 남성 ㄱ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들렀던 야탑동 소재 내과 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내과 병원에서 지난 2일 ㄱ씨에게 수액 주사를 놔줬던 간호조무사가 지난 6일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두 곳 모두 병원이지만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소규모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과 맞물릴 수 있는 사례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이같은 상황을 주시하며 소규모 집단감염 차단·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은평성모병원과 성동구 주상복합 아파트가 집단감염 요주의 사례로 꼽힌다. 다행히 은평성모병원은 관련 확진자가 14명에 그치면서 9일 0시 기준으로 진료를 재개한다. 주목하는 사례는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다. 전형적인 소단위 집단감염 양태를 띠고 있어서다. 13명 확진자가 모두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주민이 확진판정을 받은데 이어 관리사무소 직원 4명, 그 가족·지인 7명이 연속으로 확진을 받았다.
경기도에서도 집단감염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분당제생병원 관련 확진자는 13명이지만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체 의료진 1400여명, 입원환자 46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수원의 생명샘교회에서 10명이 확진됐고, 군포 당정동 소재 한 회사에서 4명이 동시에 감염되기도 했다.
경기지역 내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경기도는 지난 1일 전국 최초로 노인·장애인·정신요양시설 등 1824곳에 대해 2주간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실시했다.
이재명 지사는 일요일을 앞둔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종교집회 전면 금지 긴급명령'에 대해 도민 의견을 구한다"며 강경한 방역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신천지 시설 폐쇄기간도 2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 일까지 신천지시설 내 집회가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