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미국 수도 워싱턴DC도 뚫렸다 … 본격 확산 신호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미국도 뚫리고 있어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에 의한 미국 내 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8일 현재 19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도 전체 절반인 25개주를 넘기면서 30개주에 육박하고 확진환자도 400명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내 사망자와 확진자 증가 = 코로나19에 의한 미국내 사망자 19명 중 16명은 서부 워싱턴주에서 발생했다. 워싱턴주는 주말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됐던 5명이 더 사망해 주내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워싱턴주내 사망자들의 대부분은 시애틀 인근 킹 카운티내에 있는 라이프 케어센터라는 너싱홈(요양시설)에서 나왔다. 이 요양시설에서는 현재도 입주자와 직원 등 70명이나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어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위험이 있다.
워싱턴주 밖에서 첫 사망자가 캘리포니아에서 나온 후에 두 번째 지역은 플로리다에서 노인환자 2명이 코로나19에 의해 숨졌다. 미국내 사망자들은 워싱턴주 16명, 플로리다 2명, 캘리포니아 1명 등 모두 19명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내 확진자들도 날마다 지역이 확산되고 환자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들과 예비확진자들이 보고 된 주지역은 전체의 절반인 25개주를 넘어 30개주로 확산되고 있다. 30개주의 확진자들도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내에선 가장 심한 서부 워싱턴주 확진자들이 100명을 넘어섰고 캘리포니아에선 90여명, 뉴욕주에는 70여명이 확진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토요일인 7일에는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보고 됐다.
◆워싱턴DC 인접 도시까지 뚫려 =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메트로 폴리탄 지역도 코로나19에 여지없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DC와 인접한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 이어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발생했다.
워싱턴DC 정부는 토요일인 7일 DC에 거주 하고 있는 5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DC내 최초의 감염확진자이다. 워싱턴DC를 방문했던 또 다른 남성도 코로나19에 확진판정을 받고 현재 메릴랜드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워싱턴DC와 경계하고 있는 버지니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첫 확진 자는 포트 벨부와에 근무하고 있는 미 해병으로 발표됐다. 이 미 해병대원은 공무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후 코로나19 감염증상을 보였는데 버지니아의 첫 번째 확진자로 기록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워싱턴DC의 위쪽 경계를 나누고 있는 메릴랜드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발표 됐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에서는 70대 부부와 50대 여성 등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집트 나일강을 다녀온 크루즈 유람선에 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통령 참석 정치행사장 감염 = 워싱턴DC 확진자 2명은 2월말 DC 접경인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 카운티에 있는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CPAC 즉 보수주의 정치행동 컨퍼런스 연례 회의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초비상이 걸렸다. 이 CPAC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모두 연사로 참석해 연설했기 때문에 정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생긴 것이다.
올해 CPAC 행사에는 지난 27일 펜스 부통령, 2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참석해 연설했다. 백악관은 즉각 이 행사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확진자들과 근접거리에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정부통령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시사했다. 하지만 CPAC 행사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비롯해 보수 정치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어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한인 밀집 거주지역들도 뚫려 = 코로나19에 뚫리고 있는 지역들에 한인들이 많이 몰려 살고 있는 밀집 거주지역들이 대부분 포함돼 미주한인들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워싱턴DC 수도권에는 한인들이 25만 내지 30만명이나 거주하고 있다. 노던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한국의 군)와 그 인근 지역에는 한인들이 적어도 15만명이나 살고 있다. 버지니아 최초의 확진자인 미 해병이 근무하는 포트 벨부아가 바로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는 인구가 115만명을 넘는 초대형 군으로 미 전역에서 16개주는 전체 주인구가 이곳 보다 적다.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확진자가 나온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는 중국계와 한인들이 몰려 살고 있고 인구가 100만명을 넘긴 대형 카운티이다. 워싱턴DC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은 많지 않으나 주미 한국대사관과 대사관저가 DC에 있고 많은 한인들이 사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워싱턴 수도권에 거주하며 사업하고 있는 30만 한인들은 큰 불안과 공포를 체감하고 있다. 워싱턴 거주 한인들은 그동안 고국 한국에 있는 부모형제, 친척, 친구들을 걱정해왔으나 이제는 본인들과 가족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워싱턴 일원에 앞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는 확진자들이 수십명씩 발생 하고 있어 주비상사태까지 선포돼 있기 때문에 극심한 불안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대한항공 승무원이 로스엔젤레스 한인 식당가들을 여러곳 방문했다는 루머가 구체적인 식당 이름까지 급속도로 번져 해당 식당들이 손님이 끊기는 직격탄을 맞았다가 허위로 드러나 혼란을 빚은 바 있다. 미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인이 대구를 방문하고 돌아왔다가 미국내 첫 한인 확진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미국내 코로나 사태 이제 시작일뿐 = 코로나19 사태가 진원지 중국에서는 한풀 꺾이고 두 번째로 심각한 한국에서도 절정을 지난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 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 비상사태가 선포된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본에서 보여준 크루즈 유람선 대규모 감염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그랜드 프린세스 크루즈 유람선의 승객과 승무원들 중에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랜드 프린세스 크루즈 유람선은 미 당국의 입항 불허로 샌프란시스코 연안에서 떠 있다가 가까스로 오클랜드 항에 입항했다.
미 당국은 이 유람선의 오클랜드 입항과 정박을 허용한 후 승객과 승무원 3500여명을 미군기지로 이송해 강제 격리 보호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 당국은 입항을 일단 저지한채 연안 해상에 떠있던 유람선에 헬기로 검사키트 등을 공중 투하해 35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등 초비상 사태를 겪었다. 현재까지 나온 검사결과 20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내 확진자들이 곧 대규모로 쏟아질 수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테스트 키트가 미 전역에 보내져 하루 수천명씩 검사가 이뤄지며 확진자들이 대거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