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 코로나19 경제해법도 충돌
진보 "재난기본소득" … 2차 추경 반영 주목
보수 "실효성 없어 … 부가세·법인세 감세"
진보와 보수진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색 조짐을 보이는 경제 해법을 놓고도 이견을 보인다. 진보진영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주자"는 보편적 복지안을 내놓은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기본소득은 실효성 없는 만큼 취약계층에게 감세 혜택을 주자"는 선별적 복지안을 제안하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진보진영에서는 연일 기본소득 도입 주장이 쏟아진다. 11일 당정청 회의에서 "추경에 기본소득 도입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기본소득 요구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진보진영은 전통적으로 자격과 조건을 따지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해왔다. 기본소득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정소득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최근 수년간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진척돼 왔지만 "현실성 없다"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실현될 기회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란 국가적 재난이 터지자, 진보진영 인사들이 앞다퉈 한시적이지만 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전 국민에 100만원 지급) 이재명 경기도지사(김경수에 동의) 김부겸 민주당 의원(대구 영세상공인·일용직 노동자 등에 100만원 이상 지급) 심상정 정의당 대표(대구·경북주민에 100만원 지급) 등이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1일 "지금 논의대로 국민 1인당 50만~100만원씩 지급하면 25조~50조원이 들어간다"며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저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재난기본소득은 제도의 변화인 만큼 추경보다는 본격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정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이수진 최고위원은 "재난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추경이 확대되거나 2차 추경이 편성될 경우 지역이나 지급대상을 제한한 기본소득이 도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기대다.
보수진영은 진보와 달리 자격과 조건을 따져 복지대상을 정하는 선별적 복지를 선호한다. 기본소득제에 대해선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경제회복 방식으로 간접지원 방식인 감세를 1순위로 꼽는다.
통합당 김용태 의원은 11일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외출마저 자제한 상황에서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다고 국민들이 당장 외출하고 식당이 손님으로 꽉 찰 리 만무하다"며 "오히려 소득이 감소한 계층에선 우선적으로 부채 변제나 저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차라리 이러한 재원을 이용해 가장 힘들어진 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그리고 이들에 대한 부가세 및 법인세 감면 내지 면제정책을 즉각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박용찬 대변인도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설비투자와 R&D 투자를 지원해야한다"고 밝혔다.
때마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3000억달러 규모의 급여세 면제안을 내놓아 감세론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