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다 빠른 지자체 '코로나 추경' 눈길
전주시 재난기본소득 250억 편성
화성시 재난생계수당 740억 세워
다른 지역도 특단대책 추경 요구
정부·여당은 이번 추경예산안에 재난기본소득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자체들이 연이어 '재난기본소득' '재난생계수당' 등이 포함된 '코로나19 위기극복' 추경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화성시는 11일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10% 이상 줄어든 자영업자에게 평균 200만원의 재난생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11일 긴급 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예산안에 740억원의 재난생계 수당을 신설하는 등 1316억원을 편성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자영업자와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재난생계수당은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 생계비(660억원)와 긴급 생계복지비(60억원), 코로나19 영업 손실지원(20억원) 세가지로 이뤄진다. 긴급 생계비는 올해 1월 1일부터 신청일까지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감소한 자영업자가 지원 대상이다. 지원기간은 1개월이나 화성시 긴급지원심의위 심의를 통해 2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3개월까지 지원한다. 시는 화성지역 자영업자 4만5000명 중 3만300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돌아갈 것으로 추산하고, 2개월치 660억원을 편성했다.
앞서 지난 10일 전북 전주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 5만명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등 5만명에게 50만원씩을 지원하자"고 긴급 제안했다. 시는 이날 재난기본소득 250억원 등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 543억원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전주시의회가 13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확정하면 전주시는 적격자를 선발해 4월부터 재난기본소득을 지역은행 체크카드(사용기한 3개월)로 지급할 계획이다.
전주시 사례를 접한 다른 지역에서도 재난기본소득 추경 편성 요구가 나오고 있다. 임형택 전북 익산시의원은 11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익산형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자"고 촉구했다. 임 의원은 "재난기본소득은 전북의 시 지역 중 고용률이 가장 낮은 익산에 더욱 필요한 사회적 연대사업"이라며 "추경예산 편성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재난관리기금으로 하루 빨리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 성남에서도 '성남형 재난기본소득' 제안이 나왔다. 민중당 성남지역위원회와 민주노총 성남하남광주지부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와 화성시처럼 국가 재난상황에서 시민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성남형 재난기본소득' 추경을 편성, 즉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15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비정규직 노동자 휴업수당, 소상공인 생계수당, 취약계층 대상으로 3개월간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코로나19 위기극복 대책으로 정부가 중위소득 이하 전국 800만 가구에 '재난 긴급생활비' 60만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소득이 일시 감소한 가구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경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며 "매출감소 실직 무급휴직 등을 겪어 생계에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 추경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사각지대를 매우기 위해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