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위기 악화 우려 커져
미국 기준금리 인하
코로나 치유책 아냐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심화가 신용위기로 연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했지만 미국 증시 선물가격은 오히려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오히려 확대된 모습이다. 이번 시장 불안의 배경이 금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물침체 우려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1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바클레이즈 글로벌 하이일드 회사채 OAS(옵션 조정스프레드)는 7.33%를 기록하며, 2019년 1월 초 수준을 상회한 데 이어 2016년 초 수준으로 올라갔다. 미국과 유로존하이일드 회사채 OAS 역시 마찬가지다.
부도위험 지표인 CDS(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도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이탈리아 CDS 프리미엄은 동반상승 중이다. 양대 신용위험지표에 나타난 공통된 특징은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의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다.신용위험은 경기침체 심화 우려에 따른 거래 상대방 위험의 확산과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라는 상방과 하방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통상 거래상대방 위험의 확산을 억제하지 못하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어도 돈이 돌지 못하면서 신용불안이 확대된다.
3월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33.2%로 기준점인 30%를 넘었습니다. 한국도 3월 들어 경기침체 확률이 56.7%로 상승하며 기준점 5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전격인하하고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한 것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공포를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경제침체 압력 차단 및 회복 기대까지 형성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이번 금융시장 불안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라며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는 단기 완화이지 근본 치유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기침체가 심화할 경우 통화정책 여력이 제한되고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때의 충격도 크다"며 "회사채 시가총액의 41%를 차지하는 Baa 등급 회사채가 정크본드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미국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에 미국이 취한 선제적인 대응은 한계 기업들의 퇴출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실물 침체 우려가 단기간 내 해결될 수도 어렵다는 판단도 포함된다.
강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카드가 소진됐다는 점도 시장의 부담"이라며 연준의 카드 소멸 역시 시장의 우려를 자극하는 재료이며 경기 위축의 속도가 빠른 유럽 역시도 당분간 공포가 우위인 구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