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 현금지급 2천달러로 늘려
4월·5월 1천달러씩 두번
연소득 7만5천달러 기준
정부수표나 계좌로 지급
총 경기부양액 1조달러
절반인 5천억달러 배정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 개개인에게 당초 알려진 것의 두배인 2000달러(한화 250만원)씩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1000달러짜리 정부수표를 보내주는 방안으로 미 재무부는 총 5000억달러(620조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부양에 투입할 1조달러의 절반을 국민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으로 미국판 '재난기본소득'인 셈이다.
WP는 이날 재무부가 1조달러 규모 경기부양책 추진과 관련해 회람 중인 2쪽짜리 보고서를 토대로 코로나19에 따른 타격 완화를 위해 미국인들에게 2000달러씩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4월 6일과 5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개개인에게 1000달러씩의 수표를 보내주는 것으로 총 5000억달러가 들어간다고 재무부는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민들이 받는 정부수표의 총액은 소득 상한선과 가구당 가족수에 따라 확정되며 1차와 2차를 같은 금액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연소득 7만5000달러(9325만원) 이하의 미국민들이면 1인당 1000달러씩의 정부 수표를 두번 보내 모두 2000달러를 받게 한다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럴 경우 미국 국민의 75%가량이 정부수표를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방안이 그대로 현실화하면 성인들로 구성된 4인 가정에서는 4월 초에 4000달러(500만원), 5월 중순에 4000달러의 정부 수표를 우편으로 받거나 세금보고때 제출한 은행계좌로 직접 지급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만장자들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고 중상층의 경우 소득수준에 따라 1000달러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성년 자녀들에게도 절반정도의 현금을 지원할지 주목되고 있다.
WP는 지급액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건 아니며 소득수준 등의 지급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백악관이 공화당 지도부와 상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민주당과의 협의도 남아있는 상태다.
민주당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어 공과금 등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에게 현금을 보내주는 방안에 대해 상당수가 찬성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1조달러 규모의 부양책 가운데 3000억달러는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대출에 배정됐다. 직원들에 대한 월급 지급이 계속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정부가 보증하는 대출이다.
500억 달러는 항공업계 지원에, 1500억 달러는 숙박업계 등 여타 분야 지원에 편성돼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백악관의 부양책이 규모와 속도에 있어 전례 없을 수 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TARP)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전날 경기부양책 규모가 1조달러 수준이라며 2주 내에 미국인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대규모 세금감면은 부양책에서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급여세 인하를 추진했으나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급여세 인하 카드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