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랑제일교회에 '집회금지' 명령
방역지침 위반 … 주말 현장예배 강행
23일부터 모임금지, 참가자 확인 벌금
서울시가 방역당국 지침을 지키지 않은 종교시설에 첫 행정명령을 내렸다. 일부 교회가 감염병 수칙을 지키지 않고 현장예배를 강행해서다. 교회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행정명령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23일 서울시는 "당국의 감염병 수칙을 위반한 사랑제일교회에 오늘부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명령에 따르면 오늘 이후 사랑제일교회 집회는 일체 금지된다. 교회와 종교계 반발을 감안, 당장 시설 폐쇄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집회를 강행할 시 참석자들을 확인, 최대 30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
서울시는 22일 사전 조사에서 현장예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중소형 교회 약 2200여곳을 현장 점검했다.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식사제공 금지, 교인 간 2m 간격 유지하기 등 7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했다. 시는 예배를 강행한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검사 비용, 격리시설 운영 비용 등에 대해 구상권도 청구하기로 한 상태다.
직원 5000여명을 투입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곳이 103곳, 준수사항 미비로 계도를 실시한 곳이 384건으로 나타났다. 시는 특히 9개 대형교회를 집중 점검했다. 토요일 저녁 긴급히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강서 화성교회를 제외한 8곳 중 7곳은 방역당국 지침을 비교적 잘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는 입장하는 교인 바코드를 확인했고 교회 앞 천막에서 방역복을 입은 교회 관계자들이 발열을 체크했다. 안내원들은 2m 거리유지, 마스크 착용 등을 세세히 안내했다.
방역당국 지침을 지키려 애쓰는 곳들도 있었다. 일부 교회에선 "최대한 온라인 예배를 권유하지만 꼭 나오려는 분들이 있어 부득이 교회 문을 열고 있다"며 "입장 시 8명이 앉는 자리에 1~2명이 앉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방침을 현격히 위반한 곳도 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대표적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연합예배를 열었다. 교인들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적게 한 뒤 들여보냈다. 직원들은 교인들에게 서로 간격을 띄워 앉으라고 안내했지만 자리가 부족해 붙어앉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시는 교회측과 합의해 시 직원 5명과 성북구 직원 1명을 들여보내 현장을 점검했다. 일부 교인들은 공무원들이 대기할 때 폭언을 퍼부으며 항의했다. 경찰은 교회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쳐 시 직원들 진입로를 만들었다.
일부 지역에선 교회 인근 주민들이 항의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웃의 안전을 위해 집회 예배 중단하라" "방역만으론 막을 수 없다. 영상예배로 전환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경찰은 교회와 주민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상황을 주시하며 대기했다.
지자체는 방역당국 방침에 따라 운영 중단 권고를 받은 고위험 시설이 영업을 계속 하는지, 방역지침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앞서 고지한 업종별 방역 준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는 곳에 대해서는 계고장을 발부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정부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23일 "방역지침 위반한 사랑제일교회 등에 법적 조치 내리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22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정부 지침을 고위험 시설에 대한 점검 강화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