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 급부상
IOC "세부 논의 시작" 공식 발표 … "4주 내로 논의 마무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림픽 연기나 취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부인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도쿄 올림픽을 연기하는 방안이 하나의 선택사항이라고 밝혔다. 다만 취소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OC는 이날 긴급 집행위원회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IOC는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 도쿄도와 협력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적인 보건 상황과 올림픽에 대한 영향 평가를 완료하기 위해 (올림픽을)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OC는 앞으로 4주 안에 해당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20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정상 개최를 추진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IOC는 다만 성명에서 "IOC 집행위원회는 도쿄 올림픽을 취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취소는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IOC는 바흐 위원장이 집행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IOC 입장을 설명하는 편지를 선수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편지에서 "사람의 생명은 올림픽의 개최를 포함한 모든 것에 우선한다. IOC는 해결책의 일부분이 되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관련된 모든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고 바이러스 억제에 기여하는 것을 우리의 주된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성화를 따뜻하게 환영하고 있는 일본의 상황은 상당히 진전이 있는 반면 다른 나라, 다른 대륙에서는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도쿄 올림픽의 최종 날짜를 지금 결정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졌다. 올림픽을 취소하면 1만1000명 선수의 올림픽 꿈이 파괴된다"며 "취소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아무도 도울 수 없다. 취소는 우리의 의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어 "다섯 개 대륙의 많은 선수와 각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종목별 국제연맹(IF)이 표현해온 희망이 실현될 것"이라면서 "이 어두운 터널의 끝에는 올림픽 성화가 불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희망섞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는 최근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한 상태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견임을 전제로 1년 연기를 주장한 바 있으며, 각국 올림픽위원회 및 국제경기단체에서 공개적으로 연기요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IOC에 공식 서한을 보내 대회 개최 연기를 요청했으며, 슬로베니아와 콜롬비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개최 연기를 주장했다.
또 미국 수영연맹과 육상연맹, 스페인축구협회 등이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쿄올림픽은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8월25일부터는 패럴림픽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