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보험사 수익성·건전성 악화 우려

2020-03-23 11:46:59 게재

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보험사가 판매실적, 수익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금융시장 충격이 심화·장기화될 경우 보험사의 수익성·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금융연구원은 금융브리프 보고서에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수입과 소득이 줄어들고 소상공인 등의 영업·기업활동도 위축되면서 신규 보험판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화되고 경기침체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엔 전반적인 가계 및 기업의 보험가입 여력과 수요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기존 보험계약의 효력상실·해약도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단행된 금리인하가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하락으로 이어져 가입유인을 위축시키고 보장성 보험도 예정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상승이 신규 판매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수익성이 저하되면 보험사의 관련 대출채권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보험사들이 수익률을 위해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SOC, 파생금융상품 등이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로 부실화할 위험도 있다.

보고서는 "향후 경제·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보험사의 영업실적 악화 및 투자손실 확대로 수익성 및 건전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히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에 대한 중점적·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면접촉 기피 확산으로 상대적으로 온라인채널(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한 보험 가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사업비율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응급상황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병·의원에 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실손의료보험 등에 대한 보험금 청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도 여행 및 이동 자제,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자동차운행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자동차사고 감소 및 손해율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년 메르스(MERS) 발생 당시 건강·질병관련 보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전 연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생·건강 관리 및 유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등과 관련한 보험금 지급률이나 손해율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감염병 특화보험' 상품의 개발을 유도하고 대재해채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이 재현될 경우에 대비해 정부의 비용지출 부담 및 역할을 민간 보험영역에서 일정 부분 보완·흡수할 수 있도록 감염병 특화보험 상품의 개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감염병 특화보험의 경우 관련 데이터 축적이 미비한 이유 등으로 요율책정이 어려워 민간 보험사가 단독으로 상품을 개발 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정부와 보험사가 역할 분담을 하는 정책적 보험상품(예: 농작물재해보험)의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행성 질병 및 자연재해 위험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대규모 재해위험에 대한 보험산업의 인수능력을 확대시켜 주고 부수적으로 자본시장 활성화, 재정부담 경감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대재해채권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재해채권이란 보험사의 인수능력을 초과하는 위험을 자본시장에 전가하는 수단으로, 초과위험에 대한 보험료 자산과 보험금 채무를 특수목적회사로 이전하는 것이다. 특수목적회사는 이를 기초로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율로 채권을 발행하며 채권판매대금 및 보험료 운용으로 발생한 수익을 보험금 지급 및 이자상환 등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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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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