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자금조달 통로 막혀
2020-03-24 12:44:52 게재
“일자리 씨 말랐다” 한탄
“월 2만5천원도 못 갚아”
“30만원(1년 분할상환)을 빌려간 분이 이달에 2만5000원을 상환하지 못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대리운전도 못 나가고 부부 모두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 이런 미상환 연락이 요즘 자주 옵니다.”
서민들에게 최대 연 1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더불어사는 사람들’ 이창호 대표는 24일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분들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사는 사람들’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로 담보와 보증이 없이 대출을 해주고 대출기간(1년)을 넘겨도 연체이자 등을 받지 않는다. 10만원을 빌려주고 연체 없이 갚으면 30만원, 50만원씩 대출을 늘려준다. 일용직 등 하루 벌어 먹고사는 서민들의 부족한 생활자금을 연결해주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환금이 줄고 있다.
이 대표는 “연체없이 잘 갚아왔던 분들이 상환을 연기하면서 신규 대출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신청건수는 더 늘어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매월 60건 수준이던 대출신청은 지난달부터 100여건으 로 증가했다. 하지만 매달 상환되는 금액은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줄었고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가 50조원의 금융대책을 마련했지만 소상공인이 아닌 취약계층은 돈을 빌릴 데가 없다”며 “일자리는 씨가 말랐는데, 생계비마저 없는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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