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봄꽃과도 거리두기를"
송파구 석촌호수 진출입로 폐쇄 … 영등포 윤중로 벚꽃길 보·차도 통제
개나리 벚꽃 등 봄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서울 자치구가 꽃과도 거리두기를 해달라며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다. 봄꽃축제는 취소한지 오래. 상춘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를 통제하고 봄나들이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송파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벚꽃축제를 취소한데 이어 2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석촌호수 진출입로를 전면 폐쇄한다고 27일 밝혔다. 주말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서 호수 주변에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한 조치다.
지난해만 해도 500만명 이상이 찾아 산책로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밀집도가 높았다. 송파구 관계자는 "최근 남부지역 꽃놀이를 다녀온 여성이 며칠 뒤 확진판정을 받아 주민들 사이에서도 외지인 방문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당초 축제는 취소하되 방역소독 등 종합안전계획을 마련,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꽃으로나마 달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택했다. 구에 따르면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시작한 이후 진출입로 통제는 처음이다.
석촌호수로 진입하는 54개 진입로에는 철제 울타리를 설치한다. 산책로는 13개 구간으로 나눠 2인 1조로 통제요원을 배치한다. 다만 출근길이나 운동 산책을 위해 일상적으로 찾던 주민들을 위해 오전 5~9시는 일부 개방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벚꽃 나들이를 기다리셨던 관광객과 주민 상인들에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내년에 더 멋진 축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도 여의도 봄꽃축제를 취소한데 이어 2000그루 가까운 왕벚나무가 줄지은 윤중로(여의서로) 벚꽃길을 보도는 물론 차도까지 전면 통제한다. 주민과 관광객들이 천막을 치고 꽃나들이를 즐기는 한강변은 서울시에 건의, 폐쇄여부를 협의 중이다. 여의나루 주변 등 주민 거주지와 연결된 지역은 통제 대신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서대문구와 성동구는 전면 통제 대신 '나들이 자제'를 적극 호소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6일 안산 자락길을 찾아 시민들에 꽃나들이 자제를 요청하고 협조를 구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은 사회적관계망에 공유한다. 매년 개화시기에 맞춰 사흘씩 열던 '벚꽃음악회'도 취소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벚꽃 군락지 주변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과 사람간 거리유지를 강조할 것"이라며 "의자 계단은 물론 손이 닿을 수 있는 구조물까지 수시로 방역소독을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도 응봉산 개나리축제를 취소한데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현수막 등을 설치하고 '멀리서 즐기자'는 홍보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