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소비심리를 큰 폭으로 떨어뜨려 11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돌려놓았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월에 비해 18.5p 떨어진 78.4를 나타냈다.

이같은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와 가계의 재정 상황과 관련한 지수가 모두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항목별 지표도 크게 하락했다. 현재 경기판단소비자동향지수(CSI)는 28p 급락한 38로 2009년 3월(34) 이후 가장 낮았다. 향후 경기가 지금보다 좋을지에 관한 지수인 향후경기전망CSI는 14p 내린 62로, 2008년 12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전망에 관한 심리가 그만큼 비관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10p 떨어진 83, 가계수입전망지수도 10p 내린 87,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3p 하락한 93이었다. 세 지수 모두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생활형편에 관한 소비심리지수는 8p 내린 83으로 2012년 1월과 같았다.

취업활동도 더 어려워지고, 급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17p 급락한 64로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수준전망지수는 7p 내린 109로 2008년 7월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과 같은 1.7%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