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부터 집까지 … 월정액 내고 원하는 대로 먹고 잔다

2020-03-27 12:04:30 게재

단순 판매수단 넘어 생활방식으로 진화

'구독경제'는 진화하고 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한 판매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일방적 강매가 아닌 소통형 구독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생활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다. 시장이 날로 커지는 이유다.

남양유업은 이유식을 가정까지 배달해주는 구독경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유식부터 집까지. 구독경제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남양유업이 26일 내놓은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사진)' 역시 대표적인 소비자 맞춤형 구독상품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이유식을 주문하면 남양유업 가정배달 대리점들이 집 문 앞까지 배달한다. 소비자는 케어비몰 사이트에 접속, 간편하게 이유식을 주문하고 메뉴도 바꿀 수 있다. 원하는 날짜에 배송받는다. 아이 체질에 맞춘 '영양 맞춤 식단'을 엄마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케어비는 한국영양학회와 함께 설계 한 이유식 메뉴만 400가지에 달한다.

구매주기가 짧아 배송비가 부담스런 신선식품도 구독경제로 배송비용을 확 줄일 수 있다.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 '컬리패스'가 그렇다. '컬리패스'는 샛별배송 지역 소비자가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해주는 정기결제 상품이다. 월 구독료 4500원에 횟수 제한 없이 적용 가능하다.

버거킹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도 이채롭다. 버거킹은 자체 앱이 아닌 OK캐시백 앱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 월 4900원을 결제하면 30일간 매일 버거킹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1잔씩을 마실 수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OK캐시백 앱 이용 소비자들 접근을 용이하게 활용함과 동시에 고객 재방문율을 높이는 등 마케팅 측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을 곁들인 구독서비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영양제 전문 판매업체인 '필리' 는 간단한 추천성분 설문을 제시하고 해당 결과와 전문가들이 만든 알고리즘을 통해 필요한 영양성분과 맞춤 영양제를 1:1로 추천한다. 필리 영양제 정기구독은 매월 정해진 날짜에 필요한 영양제가 배송된다. 문진을 하면 10% 할인, 매회 배송할 때마다 1% 누적 할인, 친구추천 땐 5% 할인을 해준다.

집도 구독경제로 구할 수 있다. 아직까진 1인가구가 주 대상이다. 삯월세는 아니다. '커먼타운'은 주거공간뿐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포함한 주거서비스를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코리빙 하우스'. 개인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개인공간과 함께 이용하며 커뮤니티(공동사회)를 만들어 가는 공용공간으로 나뉜다. 일반 오피스텔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커먼타운은 2017년 3개 지점으로 시작해 현재 압구정동 한남동 여의도 청담동 반포서래마을 삼성동 성수동 역삼동 등에 31개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커먼타운측은 "주택은 이제 소유가 아니라 사용의 개념"이라며 "집은 나의 스토리를 타인과 공유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일상을 채워나가기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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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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