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감염 현실화? 강사 확진 잇달아
강남 대형편입학원 수강생 격리 불가피
도봉 초중등학원 학생 200명 격리 돌입
개학 연기 속 대다수 학원들이 수업을 강행 중인 가운데 학원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강사 확진으로 수강생 격리조치가 불가피해지는 등 학원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29일 지역 내 한 학원에서 55세 여성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초중등 대상 학원에 근무하는 이 강사는 지난 20일 오한 등 증상이 있어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열이 내리지 않아 23일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의사 권유에 따라 28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를 실시, 29일 확진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구는 확진자 가족 4명(남편, 자녀 3명)을 자가격리하고 이동경로에 대한 방역조치, 가족 검체채취 등을 실시했다.
해당 학원 재원생 200여명은 자가격리가 불가피해졌다. 구는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접촉 학원생들은 별도로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강남구에선 대형편입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30일 강남구에 따르면 최근까지 강남과 서대문구 신촌에서 강의한 영어강사 ㄱ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지난 18일 영국에서 입국했다 자가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은 강남구 30번째 환자 남편이다. 10살 딸도 확진을 받았다. ㄱ씨는 이달 초부터 지난주 수요일까지 일주일에 세차례씩 오전과 오후 강의를 했고 하루 수강생은 50~60명에 달한다. ㄱ씨는 신촌에 있는 학원에서도 일주일에 여섯차례 강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가 강의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학원과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수강생과 학원 관계자 수백명 자가격리가 불가피해졌고 감염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운영 중단을 권고하고 행정명령과 구상권 청구를 예고했지만 학원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문제를 호소하며 더 이상 문을 닫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서울지역 학원 2만5000여곳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2800여곳만 휴원 중이다.
한편 서울에선 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추가로 발생했다.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에서 직원, 동작구에 있는 교회 사택, 금천구 교인 직장동료 등 22명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는 교회 폐쇄와 방역을 실시하고 즉각대응반 40명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만민교회는 지난 6일부터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교인 수가 워낙 많아(5만명 추산) 온라인 예배 준비에만 200여명 이상이 투입됐고 일부 직원 및 교인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8명은 온라인 예배 촬영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확진자 1명의 직장인 금천구 소재 회사 직원 56명을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은 1명에 그쳤다.
만민교회 감염은 전남 무안과도 닿아있다. 이 교회 교인 수십명이 지난 5일 전남 무안에 있는 만민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는 당일 무안 교회 예배 참석자 70명을 진단검사한 결과 현재 3명이 양성으로 나타나 감염 출발이 서울인지 무안인지 등 경로를 조사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부분 교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조하고 있지만 온라인 예배도 촬영을 위해 사람들이 모일 경우 감염위험이 높아진다"면서 "집단 활동을 하지 않도록 최대한 안내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