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은 영상으로 즐기세요"
서울 자치구 '상춘객 거리두기' 안간힘
소독제·체온계 비치하고 공무원도 동원
"벚꽃이 만개하면 영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리겠습니다. 올해는 영상으로 즐기시고 내년에 더 반갑게 불광천 벚꽃축제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30일 오후 페이스북에 '불광천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글을 띄웠다. 서울 대표 벚꽃길로 꼽히는 불광천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축제 취소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서다. 석촌호수를 완전 통제한 송파구 외에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꽃길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공무원들을 동원해 '거리두기' 관리를 강화한다.
은평구는 상춘객들에는 마스크 착용과 안전거리 확보를 요청하는 동시에 주변 상가와 음식점 인도까지 방역소독을 강화한다. 5개팀 12명으로 구성된 현장방역팀이 울타리와 운동시설 진입계단 등 방문객 손길이 닿을 만한 시설을 모두 훑었다. 꽃길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 안내소' 8곳을 설치, 손 소독제와 발열 감지기를 비치하고 주민들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김미경 구청장은 "나를 보호하고 이웃을 보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 등에 65% 가량 벚꽃이 핀 불광천 사진을 우선 공유했다.
동대문구도 지난 20일 장안벚꽃안길과 중랑천 제1체육공원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봄꽃축제를 취소한데 이어 주요 꽃길에 현수막을 내걸고 운동기구 이용을 차단했다.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 상춘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살피고 2m 이상 거리두기와 음식물 섭취 금지 등을 유도한다. 유덕열 구청장도 앞서 25일 동대문구민체육센터부터 장평교까지 800여m를 걸으며 주민들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부탁했다. 유 구청장은 "화창한 날씨에 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만큼 외부활동 자제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4월이면 벚꽃과 이팝나무 등 개화에 맞춰 열던 지역 내 축제를 모두 취소한데 이어 1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집중관리'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도림천 만양로 현충원 보라매공원 등은 물론 국사봉 까치산 등 등산로까지 대상이다. 나들이와 음식물 자제 등을 요청하는 안내방송과 함께 현장 안내요원 36명을 배치해 마스크 착용 등 실천여부를 살핀다.
영등포구는 여의서로 1.6㎞ 통제와 함께 한강공원과 인접한 여의나루역 반경 200m는 '1급 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울타리와 난간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하루 두차례 순찰을 통해 지역 내 통제현황을 알린다. 노점과 무단주차 등 조금이라도 사람이 몰릴 가능성에 대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구로구도 안양천 도림천 목감천 산책로 등에 현수막을 내걸고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한편 강북구는 우이천변 벚꽃축제를 취소하고 꽃이 다 질 때까지 벚꽃길로 조성한 신창교~쌍한교 구간과 번2동주민센터 인근 산책로까지 2.66㎞를 통제하기로 했다. 진출입로에 통제선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순찰을 하는 동시에 하천 음성경보체계와 전광판으로 지속 홍보방송도 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나와 가족,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역"이라며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