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생산·소비·투자 모두 줄어
'2011년 구제역파동' 이래 생산·소비 최대폭 감소 … "내달에는 더 큰폭 하락 예상"
지난달 경제지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영향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었다. 특히 산업생산과 소비는 각각 전월보다 3.5%, 6.0% 줄어들며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관련 지표가 작성된 이래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통계청은 앞으로 집계될 3~4월 지표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봤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감소폭은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가장 컸다.
광공업생산이 3.8% 감소해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였다. 부품 수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이 27.8% 급감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18.1%) 같은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역시 6.0% 감소했다. 감소폭은 산업생산과 마찬가지로 2011년 2월(-7.0%) 이후 최대다. 품목별로는 의복 등 준내구재가 17.7%, 승용차 등 내구재가 7.5%,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4.8% 줄었고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도 3.4%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p 하락했다. 하락폭은 1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영향으로 보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 때문에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많이 감소했고 부품 수급에 애로가 생기면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자 광공업생산도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2월 지표는 감염예방 차원에서 국내 소비패턴이 바뀐 것이 주로 반영됐는데 팬데믹 선언 등 세계적 확산 추세는 3월 이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