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발병추세, 이탈리아와 가장 비슷"
코로나19 TF 책임자 펜스 부통령 … 첫 확진자 발생 71일 만에 20만명 돌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의 발병 추세가 이탈리아와 가장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만큼 미국 내 상황이 암울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유럽 내 최다 발병국인 이탈리아는 현지 시간 1일 오후 6시 현재 누적 확진자 11만574명, 누적 사망자 1만3155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총괄 책임자인 펜스 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탈리아가 현시점에서 미국과 가장 견줄만한 지역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예측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코로나19 대응 TF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행하더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제시한 것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 언론들은 "이탈리아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는 암울한 언급"이라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예측모델에 따르면 미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등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문자 그대로 160만∼220만명에 달하는 인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지속해서 해나감으로써 6월까지는 대체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피해 상황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터널의 끝에는 빛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심각성 평가절하 등 대응 부실논란에 대해서는 "중국이 보다 제대로 말하고 투명하게 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거론했다.
동시에 "솔직히 말하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월 중순까지도 미국 국민에 미칠 코로나19의 위험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었다"면서 CDC의 판단 착오를 탓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협을 축소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낙관적인 사람이다. 대통령이 중국발 입국을 막고 코로나19 TF를 만들었을 때부터 우리는 최상의 상황을 희망해왔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계획을 강구해왔다"고 주장했다.
CNN은 4월 첫날인 1일 오후 1시 20분(미 동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20만2336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1월 21일 미국에서 첫 환자가 나온 지 71일 만이다.
또 지난달 19일 1만명을 넘긴 뒤 불과 13일 만에 감염자가 20배로 급증했다. 감염자가 10만명에서 20만명으로 되기까지는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를 4454명으로 집계했다.
사태가 가장 심각한 미국 뉴욕주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주의 확진자가 전날보다 7917명이 늘어난 8만371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뉴욕주의 사망자는 전날 1550명에서 1941명으로 391명이 증가했다. 뉴욕시의 확진자도 전날보다 4210명이 늘어난 4만7349명을 기록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1시 11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9만9092명으로, 사망자 수를 4127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국가가 된 것은 물론, 이제는 중국(8만2361명)보다 감염자가 2배 이상 많아졌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또 전 세계 감염자(90만5279명)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