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거부' 외국인 송환·추방
법무부 "현지 탑승 때 격리대상 안내 받았다"
카자흐스탄인 등 8명, 공항 격리 거부해 송환
자가격리 위반 외국인 4명 추가 강제추방 검토
정부가 1일 0시를 기해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입국 후 14일간 격리 조치를 실시한 가운데, 이를 거부하는 외국인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해외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또 자가격리 조치 위반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법무부는 시행 첫날부터 입국한 단기 체류 외국인 중 격리를 거부한 8명에 대해 입국 불허 결정을 내리고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2일 밝혔다.
법무부는 "현지 탑승 단계에서부터 격리대상임을 미리 안내받았음에도 격리를 거부하는 등 정부 조치에 따르지 않아 검역소로부터 입국이 적절하지 않다고 통보됐다"며 "이에 당국은 이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곧바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등 6개 나라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은 공항 검역단계에서 자가 격리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1일부터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사람에 대해 2주간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 및 장기체류 외국인은 14일간 자가격리하고, 단기체류외국인은 14일간 시설격리하고 소요비용은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법무부가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외국인 4명에 대해 추가 강제조사에 돌입했다. 이들 외국인 4명은 폴란드인 2명과 프랑스인 1명, 독일인 1명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이다. 폴란드인은 이미 용산구청으로부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폴란드인 A씨는 지난달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친구 B씨(폴란드인·용산구 2번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격리 기간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편의점을 방문하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등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고,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A씨는 "자가격리 기간 중 집 밖을 나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A씨의 친구 B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인 유학생은 지난달 13일 부산으로 입국한 뒤 자가격리 기간에 부산대와 해운대 해변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학생은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마포구 7번 확진자인 프랑스인 역시 진술이 역학조사 결과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오는 5일부터 시행되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현재는 벌금 3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법무부는 이와는 별도로 추가 방역 조치 및 감염 확산 등에 따른 국가의 손해를 유발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경우에는 위 조치와 관계없이 비자 및 체류 허가를 취소하고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강제추방·입국 금지 처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