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거부' 대만인 첫 강제추방
법무부, 비용납부 거부에 강력 조치
5일 동안 외국인 11명 돌려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입국자의 '2주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입국한 뒤 격리시설 입소를 거부한 외국인 1명이 강제추방됐다. 외국인 강제추방 등 강력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격리거부자가 늘고 있다.
법무부는 격리에 드는 비용을 납부할 수 없다며 시설 입소를 거부한 30대 대만인 여성 A씨를 5일 오후 7시45분 대만행 비행기로 출국시켰다고 6일 밝혔다.
◆격리시설 도착 뒤 비용납부 거부 =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조치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된 외국인은 A씨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입국 과정에서 격리를 거부해 추방된 외국인은 11명이지만, 한국에 들어온 뒤 격리 거부로 추방된 이는 처음이다.
A씨는 지난 2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시설 격리와 비용 납부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튿날 배정된 격리시설에 도착한 뒤 비용을 납부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 퇴소 조치됐다. 법무부는 5일 0시30분께 A씨를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인계했다가 같은 날 저녁 추방했다. 격리시설 입소에 드는 비용은 2주 기준으로 140만원 안팎이다. A씨는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비용 부담을 사유로 한 거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우리 정부의 격리 조치를 거부한 것으로 판단해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격리조치 거부 외국인 11명, 입국 거부 = 정부가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격리 조치를 거부한 외국인은 모두 11명이다. 법무부는 이들 모두 입국을 거부했다.
법무부는 장소를 이탈하는 등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강제출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군산출장소는 자가격리 장소에 휴대전화를 놓고 외출한 베트남 유학생 3명을 전날 오후 3시 소환해 3시간가량 조사했다.
법무부는 격리조치 위반 사례로 보도된 영국인 1명(수원시), 폴란드인 2명(용산구), 프랑스인 1명(마포구), 독일인 1명(부산시 금정구)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여서 완치돼 병원 격리가 해제된 이후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5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유입 외국인은 총 58명이다.
◆자가격리 위반시 처벌 강화 = 한편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무단 외출을 한 사람들이 잇달아 적발되고 있는 가운데 5일부터 자가격리 위반시 최고 징역 1년형을 받을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방역당국의 입원 또는 격리 지침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기존 규정에 비하면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방역당국이 정한 격리 대상자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선별 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등이다. 또 이달 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내외국인도 입국 후 2주간 격리 대상이다.
법무부는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 형사 처분 외에도 추가 방역 조치 및 감염 확산 등에 따른 국가의 손해를 유발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