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방역 소개 해외사이트, 한달새 200만뷰
박원순 "한국, 포스트코로나 세계표준 되자"
감염병 유행 대응 도시간 국제기구도 추진
서울시가 K방역 성과에 힘입어 포스트코로나를 주도하고 있다. K방역 중심에 선 서울시 노하우를 배우려는 국제기구·해외도시들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 방역 노하우와 국내 진단키트·장비를 소개하는 영문 사이트에는 방문객이 대거 몰린다. 감염병 대유행에 대처하는 도시간 국제기구 필요성이 부상하는 가운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이를 주도할 적임자로 떠오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7일 오전 마르따 루시아 라미레스 콜롬비아 부통령과 화상회의를 갖고 코로나19 대응 서울시 방역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콜롬비아는 최근 무증상 확진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회의는 이반두께 콜롬비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 통화 이후 한국 방역 경험을 구체적으로 배우려는 콜롬비아 정부 요청으로 이뤄졌다.
당초 30분 예정이던 회의는 라미레스 부통령의 높은 관심으로 50분으로 길어졌다. 박 시장은 신속한 진단시스템을 중심으로 서울시 대응을 소개했고 특히 서울시가 지난달 9일 구축한 코로나 대응 온라인 플랫폼 CAC(Cities Against COVID-19) 등을 통해 방역정책, 노하우 공유를 약속했다.
CAC는 도시 봉쇄없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서울의 대응 정책을 배우기 원하는 국제기구·해외도시 요청에 따라 시가 지난달 만든 온라인 사이트다. 모든 정보를 영문으로 제공하며 한달새 방문객이 200만뷰를 넘어설 정도로 관심이 높다. 도시들 요청에 따라 사이트에선 한국의 진단키트·장비업체들도 소개한다.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정보공유를 넘어 수출 길도 열어놓은 셈이다.
라미레스 부통령은 "팬데믹 상황에서 서울의 우수한 방역대책에 찬사를 보낸다"며 "박 시장 역할이 아주 컸다고 생각한다. 신속한 진단을 통한 빠른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콜롬비아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미레스 부통령은 이어 의료용 장비 정보, 대중교통·병원 방역정책과 대응 메뉴얼 등 정보를 요청했고 양측은 이후 실무자간 화상회의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 시장은 최근 두차례 세계 40여개 도시수장, 글로벌기업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두 회의 모두 서울시 방역 노하우 공유가 화두였던 만큼 박 시장이 주역에 섰다. 회의 이후 그리스 아테네 시장, 터키 이스탄불 시장, 테헤란 시장 등 다수 도시수장들은 콜롬비아 부통령처럼 박 시장과 개별 통화를 희망했고 지금도 서울시로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도시 수장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도시간 협력 필요성을 절감했고 CAC는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 수장들 회의에선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감염병 공동대응이 가능한 국제적 도시기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관련 박 시장도 주변에 "CAC를 넘어 CAE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CAE(Cities Against Epidemic)는 모든 종료 유행병에 대처하는 도시간 모임을 말한다.
포스트코로나 대비와 관련 박 시장이 내건 핵심 화두는 '표준국가론'이다. 코로나 이후 변화된 세상을 한국이 주도하려면 서구문명에 주눅들어 그들이 만든 표준을 따라가는데 급급하지 말고 대한민국이 세계의 표준이 되자는 의미다. 지난달 27일 팬데믹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박 시장은 "K방역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듯 대전환의 시대인 지금 우리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며 "산업혁명 때 영국의 그리니치 표준시가 세계 표준이 됐듯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문명의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