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성급한 경제재개는 고통·죽음 초래"
상원 청문회서 파우치 경고 … "코로나 사망자, 보고된 8만명보다 많을 것"
미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12일(현지시간) 경제 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한다면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인 파우치 소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노동교육위원회가 코로나19 대응 및 직장·학교 복귀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 화상을 통해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 등 다른 당국자들도 가을 독감 시즌에 코로나19가 함께 발생할 수 있고 향후 몇달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하는 등 청문회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이 잇달아 경고음을 울렸다.
파우치 소장은 어떤 지역이나 도시, 주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게 된다면 발병 사례 급상승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너무 서둘러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 통제할 수 없는 코로나 감염사태를 촉발할 실질적인 위험이 있으며 그럴 경우 미국내 사망자만 급증시킬뿐 아니라 경제회복도 후퇴시킬 것"이라며 가 주와 도시가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공식 보고된 8만명보다 아마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라며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하다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와 관련, "나와 대통령 사이에는 확실히 대립적인 관계는 없다"며 갈등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이 증거에 기반을 둔 과학적 정보에 근거해 조언과 의견을 제시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듣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러스 백신 부족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공화당 밋 롬니 의원이 의견을 묻자 "전혀 아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HHS) 보건 차관보는 검사 능력과 관련, "9월까지 한달에 최대 5000만건을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직장에 복귀하는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하루 검사치 200만∼300만건보다는 여전히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을에 코로나19 발생이 독감 시즌과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가을에 발병이 급증할 경우 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언급은 가을에 상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대조적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발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바이러스 양성 반응자가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는 능력을 가을까지 5∼10배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각자가 향후 몇 달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행하는 데 있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개발과 관련, 현재 임상 개발 단계에서 8개의 코로나19 백신이 있으며 국립보건원은 다양한 단계에서 많은 제약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급 학교가 개학하는 8∼9월까지는 백신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낄지 여부는 시험 능력에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일선 공급 혼선과 관련, 배포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앞으로 발병 규모와 입원 환자 수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가 임상시험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렘데시비르만으로는 치료제로서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