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안성 "학교방역망 뚫린 것 아냐"
집단감염 예방차원 등교중지 … 재등교시기 22일 오후에 결정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이 80일 만에 첫 등교한 20일 인천시와 경기도 안성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학생 귀가와 등교중지 조처가 내려졌다. 이번 조치는 학교방역망이 뚫렸다기 보다는 예방차원의 선제적 조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과 부산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정상적으로 오후까지 수업이 진행됐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5개 구의 고등학교에서 등교가 중단됐다. 인천시교육청은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 관내 고등학교 66곳의 고3 학생 모두를 귀가하도록 조치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방역 당국과 협의해 이들 학교의 추후 등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5개 군·구는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 인천지역 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2층 탑코인노래방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노래방은 앞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강사 A(25)씨의 제자(고3·인천 119번 확진자)와 그의 친구(인천 122번 확진자)가 지난 6일 방문한 곳이다. 현재 노래방을 방문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은 7명으로 늘었다. 같은 건물 12층 PC방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포함하면 이 건물에서만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시교육청은 방역당국으로부터 유증상 통보를 받고 상황을 모니터해오다 확진판정이 나자 이들이 소속된 학교 1곳과 인근 고등학교 2곳에 대해 등교수업을 미루고 원격수업 연장을 결정했다. 이후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미 등교한 인근 5개구 학교 전체 학생들을 귀가 조처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전원 귀가 조처가 내려진 인천 66개교에 대해 이번 주 내내 등교를 재개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확진자가 다중이용시설을 많이 이용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동선이 많다"며 "학생들이 해당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크고 이런 상황에서 등교시 감염 우려가 커 모두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경우 클럽 관련된 확진자 A씨로 인해 코인노래방, PC방, 택시 탑승자 등으로 확진자가 확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인천시와 교육부가 5월 6일부터 19일 사이에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비전프라자, 연수구 서울휘트니스 인천점, 미추홀구에 있는 세움학원 등을 방문한 학생과 교직원들은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학생 교직원은 등교 전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등이 있는 경우 등교나 출근을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특히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66개교의 재등교 시기는 빠르면 22일 오후 결정된다. 등교수업 재개 여부는 확진자가 다닌 연수구 소재 체육관련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학생 145명과 접촉자 700여명에 대한 검체검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해야하기 때문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등교수업 첫날부터 학생 확진자가 발생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교육부 방역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등교시기 등을 결정하고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도 전날 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0대 남성 B씨(안성시 3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음에 따라 안성지역 9개 고등학교에 대해 등교중지를 결정했다.
안성지역 학교들은 21일 다시 등교수업에 들어갔다. 다만 B씨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공간을 마련해 교육활동을 하도록 조치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20일만 등교중지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등교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추가조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교육청과 등교상황점검 영상 회의를 열었다. 유 부총리는 "학생들이 수업 후 귀가할 때 학원,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않도록 학교와 학부모께서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새로운 학교의 일상을 만드는 과정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안전에 이상이 없고 지역사회 감염으로 위기상황이 확산되지 않도록 교육부와 질본 교육청이 실시간 소통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