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사회방역망, 등교수업 위협
"학교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 문제는 학원 등 학교밖 시설
인천 물류센터 등 지역확진자 속출 …561개교 등교연기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가 된 셈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학교 밖 시설이다."
인천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에 대한 방역문제를 지자체와 방역당국이 좀 더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취약계층, 방과 후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근무하는 학생, 집단생활을 하는 운동선수 및 가출학생 등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천시교육청은 27일 기준, 초중고 특수학교 등 243개교에 대해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부평구 및 계양구 관내 유치원 103개원, 초등학교 68교, 중학교 36교, 고등학교 30교, 특수학교 5교와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1곳이다.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고교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사실상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계양구 지역사회 감염 우려와 학부모,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급증하고 있다는 게 교육청 입장이다. 교육부와 인천시교육청은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등교수업으로 전환하고 향후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인천광역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을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며 "고3 이외의 다른 학년은 등교 당위성이 절실하지 않다면 등교를 일시 중지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시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로 다시금 방역지침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경북 구미시 181개교, 서울 111개교도 학교문을 닫고 원격수업으로 돌렸다. 27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유초중고교 2만여개 중 문을 닫은 곳은 모두 561개교다. 전체학교의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육부는 27일 오후 지역감염 확산에 따라 등교수업 매뉴얼을 일부 수정했다.
등교수업일 조정을 학교 단독으로 결정하지 말고 교육청 및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것을 안내했다. 우선 지역 확진자 발생에 따른 예방적 조치로 '원격-등교수업 병행' 조정안을 학교에 배포했다.
보호자 연락이 안되거나 보호자가 희망하는 경우 119에 신고, 지원을 받도록 했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하되 최소 쉬는 시간(또는 매시간)마다 환기시키도록 안내했다.
기온 상승으로 불가피한 경우, 냉방기기를 가동하되 교실여건에 따라 모든 창문의 1/3 이상을 열어둔 채 가동하도록 안내했다.
전문가(생활방역위원회) 논의결과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방식은 코로나 19 예방효과에 비해 전력효율성이 떨어지고, 전력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운동장이나 야외수업 등 충분한 거리를 둘 경우 마스크 착용을 안해도 되는 등 방역수칙과 일부 매뉴얼을 수정했다.
특히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한 권고와 함께 단속의지도 표명했다. 하교 후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은 원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감염자가 격리해제 돼도 2주간 추가로 자가격리를 하고 학교에 복귀하도록 했다.
보건당국 일부 지침도 변경했다. 그동안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으나 진단검사를 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조치방안을 신설했다. 등교수업 이후 학생 심리지원 방안을 구체화 했다.
실제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학교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해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는 26일부터 '등교수업지원 비상상황실'을 24시간 체제로 가동했다.
감염확산 예방을 위해 시도교육청-학교 및 방역당국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상황 발생에 따른 등교수업일 조정을 시도교육청과 신속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하지만, 학교방역만 잘 된다고 감염병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없다는 게 학교장들의 설명이다. 사회방역망이 뚫리면서 자연스럽게 학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용운 인천 심산중학교 교사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소외받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감염에 취약 할 수밖에 없다"며 "집단생활을 하거나, 가정형편의 어려움으로 식당 등 알바 시장에서 일하는 학생들을 위한 선별적 예방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백범 교육부 개학추진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향후 어떠한 상황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전문가 의견과 이를 통한 실행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교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학부모, 시민들이 정부 방역매뉴얼을 충실하게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