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발 집단감염 확산, 초강수 대책
인천시 4234개 종교시설 집합제한 검토
경기도는 결혼·장례식장까지 명령 내려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전체 종교시설 4234곳에 대한 집합제한을 검토하고 있고, 경기도는 결혼식·장례식장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2일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1일 수도권에서 발생한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9명이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부분 한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지난달 28일 열린 인천시 미추홀구 한 교회 부흥회 모임을 통해 집단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흥회에는 지난달 확진판정을 받은 부평구 한 교회 목사 A(57·여·인천 209번 환자)씨가 참석했다. 이들 중 연수구 거주 확진자는 대부분 다른 교회 목사이거나 목사의 가족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 거주 확진자도 교회 목사다. 이 같은 교회 관련 확산은 2일에도 이어졌다. 2일 오전 10시까지 추가로 확인된 확진자가 4명이나 된다. 모두 교회 관련 감염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집단감염에 놀란 인천시는 방역을 위한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인천시는 1일 지역 내 종교시설 4234곳 전체에 대한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늦은 시간까지 종교단체 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했다. 2일 오후 10개 구·군과 관련 기관 의견을 취합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해 인천 학원강사, 부천 쿠팡물류센터로 이어지더니 이젠 종교 관련 집단감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물류창고와 콜센터는 물론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에 대해서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쿠팡 등 수도권 내 사업장에서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사례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예방 조치라고 도는 설명했다. 명령 대상은 물류창고·운송택배물류시설·집하장 등 물류시설 1219곳, 콜센터 61곳, 장례식장 177곳, 결혼식장 129곳 등 1586곳이다. 근무자간 신체접촉 금지, 1m 이상 거리두기, 휴게·흡연실에 모여 있지 않기, 개인물품 사용 등 시설별 9~13개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결혼식·장례식장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도 높은 방역수칙을 하나라도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웨딩홀은 예약취소 등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마찬가지다. 예비부부들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역수칙을 준수할 경우 집합은 가능하다지만 행정명령이 떨어진 상황에 어떻게 지인들을 초대할 수 있겠냐"며 "식사 보증인원을 줄이거나 연기·취소할 경우 발생할 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은 전국에서 이용자가 모이는 시설이기 때문에 자칫 전국 확산의 감염 고리가 될 우려가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발생 양상에 따라 단계적으로 명령대상 확대, 기간 연장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상황 악화로 인한 전면적 셧다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작은 희생으로 큰 희생을 막는 고육지책"이라며 "비난을 감수하고 책임도 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