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불안감 속 일상복귀
이탈리아 콜로세움 재개장
스페인 석달 만에 사망자 0
러시아 개헌 국민투표 추진
유럽의 주요나라들이 코로나19 불안감을 안고 조심스럽게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석 달 만에 신규확진자가 최저를 기록하면서 콜로세움을 재개장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새 178명 증가해 누적 23만3197명이 됐다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본격적인 바이러스 확산 단계에 있던 지난 2월 27일(187명) 이래 가장 적은 수치로 전날(355명)의 절반 수준이다.
사망자 수는 60명 늘어난 3만3475명이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규모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 스페인 영국 등에 이어 6번째, 사망자 규모는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다.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이탈리아 문화재 당국은 이날 고대 로마제국의 상징인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을 재개장했다. 폐쇄 84일 만이다.
콜로세움고고학공원의 알폰시나 루소 소장은 "이탈리아와 세계의 문화적 상징이자 마음과 영혼의 공간인 콜로세움이 오늘 문을 열었다"며 "이것이 희망과 평화, 재탄생의 신호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콜로세움 측은 방역을 위해 당분간 입장객 수를 하루 1000∼1600명 사이로 제한한다.
콜로세움 외에 서양 예술의 보고인 바티칸 박물관도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아울러 오는 3일부터는 유럽지역 관광객이 격리 없이 이탈리아에 입국할 수 있고, 이탈리아 국민도 제한 없이 국내 여행·이동이 가능해진다.
스페인에서도 개선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0'을 기록했다.
스페인 질병통제국의 페르난도 시몬 국장은 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매우,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3월 31일 처음으로 사망자(2명)가 나온 뒤 희생자가 계속 늘어 4월 2일에는 일일 사망자가 950명에 달하며 정점을 찍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까지 총 2만7127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28만6509명이다.
스페인은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입국자의 2주 자가격리 의무화 방침도 풀 계획이다.
그리스 역시 이달 중순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 관광객에게 문을 열 계획이라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는 이달 15일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호주, 독일 등 29개국 관광객에 한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는 이들 국가 외에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위험지역 관광객도 입국은 허용하되 1∼2주간의 의무 격리를 시행할 방침이다.
그리스는 이러한 '투트랙' 방식의 관광객 입국 절차를 이달 말까지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적용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입국하는 관광객은 출신 국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수 검사가 아닌 임의 검사 방식이다.
지중해 섬나라 몰타도 코로나19로 폐쇄된 국제공항을 내달 1일부터 다시 개방하고 해외 관광객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로버트 아벨라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러한 방침을 밝히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몰타는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의 25%가량을 차지한다.
러시아는 코로나 사태로 연기했던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오는 7월1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개헌 준비 실무그룹 위원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7월 1일이 법률적으로 그리고 보건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날로 보인다"며 국민투표일을 공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앙선관위와 보건당국, 지역 정부 수장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투표소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겐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요청했다.
엘라 팜필로바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에 앞서 7월 1일을 투표일로 하고 이날 투표소에 사람들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주일 전인 6월 25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투표가 가능하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제안을 수용했다.
푸틴은 지난 3월 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당초 4월 22일로 정해졌던 개헌 국민투표를 연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중순 연례 국정연설에서 전격적으로 개헌을 제안한 바 있다. 대통령과 의회, 사법부, 지방정부 간 권력 분점을 골자로 한 개헌안에는 오는 2024년 4기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임기가 백지화되면 2024년 72세가 되는 푸틴 대통령은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