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확산에 지자체 대책 부심
충청권 확진자 91%가 50대 이상
전주설명회·광주 PC방 등 확산
대전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통로가 되는 다단계 판매업 등이 50대 이상 고령층 동선과 맞물려 있어 방역당국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2일 오전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15일 이후 발견된 대전세종충남 확진자 48명 가운데 44명이 고위험군인 50대 이상이다.
서울 이태원 등의 확진자 대부분이 50대 이하인 것과는 다른 양상이며 서울 다단계 업체 리치웨이 확산과 유사하다. 50대 이상은 젊은 층과 달리 코로나19 감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15일 이후 대전시에서 발견된 코로나 확진자는 38명이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은 35명이다. 16일 이후 충남에서 확진된 8명이 모두 50대 이상이다. 세종시 확진자 2명 가운데 1명도 50대다.
충청권 확진자 가운데 50대 이상 고령층이 많은 원인은 무엇보다 동선에 있다. 비슷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사회생활과 동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세종충남 확진자 47명 가운데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 확진자는 29명이다. 충남 공주 계룡산찜질방 관련 확진자도 6명이다. 대부분 고령층이 모이는 장소다.
확진자 대부분이 고령층에 집중되면서 해당 지자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전시 충남도 등은 다단계 판매업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대전시는 21일 교육감 경찰청장 등과 주요 기관장 긴급회의를 열고 다단계 방문판매와 관련, 미신고·미등록 업체에 대해 강력한 단속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또 기존 807개에 내려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 교인이 3명이 포함돼 대전지역 신천지 시설도 다음달 5일까지 다시 폐쇄하기로 했다.
고령층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음압병상 등 의료시설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의료시설이 부족하다. 대전시는 우선 충남·북도와 7개 병원 245병상 활용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마저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충청권을 넘어 호남권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20일과 21일 전북 전주 20대와 광주 20대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 같은 건물엔 전국에서 87명이 모인 다단계 판매업체 설명회가 있었다.
광주와 전주 확진자는 지난 12일 전북 전주 효자동 한 건물을 방문했다. 이날 대전 50번·55번 확진자가 6층에서 열린 다단계 업체 설명회에 참석했고 광주와 전주 확진자는 1층 음식점을 들렀다. 지난 17일 확진판정을 받은 전주 모 여고 3학생 학생도 같은 시간대에 1층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에서 해외 입국자가 아닌 코로나19 확진자는 3월 31일 이후 81일 만이다. 광주 확진자는 전주 익산 등에서 머물다가 19일 광주 북구 일곡동 PC방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PC방에는 동일시간대 116명 등 모두 193명이 이용했다.
전북도는 전주 확진자와 관련 300여명에 대한 검사를 벌이고 있다. 또 대전에서 온 확진자들과 같은 시간대에 교육을 받은 87명의 명단을 확보해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