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자원봉사자 있어 가능했다"

2020-07-10 11:24:29 게재

5개월간 6만6300명 참여

233만명에게 도움의 손길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활동이 다시 한 번 돋보였다. 그 중심에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6월 말까지 5개월간 6만6300명이 참여해 233만6000여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10일 (재)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은 자발적 방역활동과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역사회 감염예방을 위해 공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쪽방촌 무료급식소 등 취약계층 밀집지역 중심으로 활동이 집중됐다. 취약계층 보건소 검진 지원, 공공기관 민원실과 병원 방문객 안내, 공용시설 열감지카메라 운영, 보건소 통역봉사활동에서도 부족한 일손을 자원봉사자들이 메웠다. 전국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기초수급자와 홀몸어르신 등에게 전화 문자 등을 통해 안부를 묻고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활동도 펼쳤다. 특히 운영이 중단된 무료급식소를 대신해 수급자 홀몸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대체식과 도시락을 지원한 활동은 복지정책 사각지대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삼계탕 포장하는 자원봉사자들 |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을 국복하는 데 자원봉사자들의 역활이 컸다. 5개월 새 6만6300여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해 233만여명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대구 서구 원대동 서구제일종합사히복지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지역 소외계층 420명에게 나눠줄 삼계탕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연합뉴스


자원봉사 활동은 마스크 대란 때 또 한 번 빛이 났다. 재능나눔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필터교체용 면마스크를 제작해 재난약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5개월 새 13만명이 참여해 마스크 약 273만개를 제작·배포했다. 공공마스크를 파는 약국에 일손이 부족해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자 이곳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달려갔다. 공공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자 1인 약국 등을 대상으로 일손돕기에 나선 것. 마스크를 하나씩 재포장하고 줄을 선 사람들의 질서유지도 도왔다. 이 활동에만 1만9098명이 참여했다. 의료진과 건강 취약계층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양보하는 '착한 마스크 캠페인'도 벌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이 활동을 '마스크 의병활동'이라고 불렀다.

자원봉사센터는 또 전문상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지역 재난상황실 등에 배치, 자가격리자와 불안·우울감을 겪는 시민들을 위한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이 활동에는 8741명이 참여했다. SNS와 거리에서 사회적 불안 극복을 위한 캠페인도 벌였는데, 이 활동에도 5만9000여명이 참여했다. 의료진과 격리자 소방관 현장근무자 등에게 생필품과 간식을 나눠주는 활동도 벌였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착한소비운동, 농어촌 일손지원 등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졌다. 자원봉사센터은 영농법인·마을기업 등과 협업해 '농산물 소비 촉진 운동'을 벌였다. 급여의 5%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는 '지역사랑 5% UP' 캠페인을 벌였고, 드라이브스루 농산물 마켓도 운영했다. 외국인 노동자 입국금지로 인해 부족해진 농어촌 일손을 돕는 데도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농촌일손돕기 활동에는 1만2707명이 참여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우리사회가 직면한 위기 때마다 먼저 달려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자원봉사 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북돋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당장 방역의 일상화와 생활화 운동을 전개한다. 자원봉사활동 현장,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지원, 승강기 버튼과 문손잡이 소독 등 일상방역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방심하지 않고 생활방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안녕한 대한민국' 캠페인을 이어간다. 활동 과정에서 모범이 된 다양한 자원봉사 사례도 발굴해 이를 확산시키는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한편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자원봉사진흥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그동안 매년 한 두 차례 서면으로 개최돼 왔으나 이날 회의는 위원장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참석해 주재했다. 총리가 이 회의에 직접 참여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새로운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정세균 총리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던 66만여명 시민들의 노력으로 공동체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자원봉사가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의 활동을 넘어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세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