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동호회까지…"
광주n차 감염 확산세
방역당국 허술대응도
금양오피스텔에서 시작된 광주 코로나19 감염이 사찰·교회·고시학원·사우나·요양원을 거쳐 배드민턴 동호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n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의 허술한 대응도 드러났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남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배드민턴 동호회 경기에 참석한 선수 및 가족 9명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금양오피스텔 관련 확진자 광주 76번과 접촉한 사람들이다.
광주시는 n차 감염의 출발점으로 금양오피스텔을 지목했다. 금양오피스텔 관련자인 광주 45번의 남편인 광주 55번을 거쳐 76번에 전파됐다.
76번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전남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배드민턴 동호회 경기에 참석했다. 여기에서 접촉한 3명(149~151번)은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일에는 149번 접촉자 157번과 151번 접촉자 158·159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일에는 137번 접촉자 163번과 151번 접촉자 164번이 추가로 확진됐다. 광주 137번까지 포함하면 배드민턴 동호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의 허술한 대응도 드러났다. 광주 76번이 방역당국 역학조사 과정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경기 참석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아 접촉자 파악이 지연됐다는 것. 방역당국은 뒤늦게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광주 137번의 이동동선을 심층조사하는 과정에서 76번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이후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과 가족 등 접촉자 97명을 확인했지만 결국 8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중에는 이 기간 동안 사우나를 가거나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등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광주시는 n차 감염이 확산되자 12일 배드민턴·탁구 등 생활체육 동호회 활동과 에어로빅·댄스스포츠 등 신체접촉이 많은 실내집단운동을 오는 25일까지 전면 금지했다. 또한 17개 대학이 운영하는 체육관 및 각종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행정조치도 내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방역당국의 노력만으로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시민 각자가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확진자들은 역학조사 진술에 보다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말했다. 12일 7명이 추가돼 광주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일 오전 8시 현재 168명이며, 2차 유행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13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4일 영암서 골프모임을 가진 공무원 12명에 대해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