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급증 … 지자체 방역대책 고심
안산 "격리비용 자부담"
인천 "크루즈 선박 활용"
주한미군관련 대책 촉구
해외유입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들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방역강화 대상국가를 확대하고 진단검사를 2회로 늘리는 등 지침을 강화했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안산시는 해외입국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방역강화 대상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주민을 14일간 지정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또 격리 대상자들에게 1인당 140만원 상당의 격리비용도 징수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난 23일 지정한 방역강화 대상국가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6개국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29일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라 9월 1일부터 방역강화대상국가에서 입국해 안산시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지정시설에 격리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일부 해외입국 확진자가 무단으로 격리 장소를 이탈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게 2주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토록 했다. 단기체류 외국인 등 국내에 주거지가 없어 자가격리가 어려운 입국자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임시생활시설에서 머물게 된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해외입국 확진자가 자가격리 중 강원도를 다녀오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사실이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안산시 관계자는 "최근 카자흐스탄 입국자 중 20명이 확진됐고 자가격리 무단이탈도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 방침보다 더 나아가 안산에 거주지가 있더라도 해당국가에서 입국한 모든 사람은 시가 지정한 시설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비용도 부담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선 크루즈를 띄워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이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영종도를 중심으로 임시생활시설 3곳이 운영 중인데 주민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등 주민단체가 임시생활시설로 사용 중인 한 호텔 앞에서 격리자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크루즈 활용방안을 제시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해상 크루즈를 임시생활시설로 이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드라이브스루 검사처럼 또 하나의 모범적인 방역시스템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경기도 평택 등 미군기지 인근 주민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의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8일 "미국 현지에서 철저하게 검역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정부가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측에 강력히 요구해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한미군 사령부에 따르면 3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늘어나 주한미군 관련 누적 확진자는 모두 126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