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 코로나 재확산 우려
민주노총 서울시 행정명령 불복 … 의사협회도 집단행동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집회 참가자 중 확진자 가능성
광복절이 코로나19 재확산 기로가 될 전망이다. 보수단체는 물론 민주노총, 의사협회까지 수만명이 장외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 수십명이 발병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감염 사실을 모르는 의심환자들이 시위대 수만명과 뒤엉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15일 시내집회를 예고한 26개 단체에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민주노총,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단체는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선 보수단체 집회가 열린다. 민주노총은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광복절 오후엔 대한의사협회 집회도 열린다.
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정세균 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집회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아울러 대한의사협회가 이날 집단휴진에 들어간데 대해서도 "정부의 계속된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집단행동에 나선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은 그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인 의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있지만 일부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이런 사회적 인식을 스스로 깎아 내리고 코로나19와 수마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에게 고통만 드릴 뿐"이라고 말했다.
광복절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가 당국을 긴장케 하는 건 코로나19가 강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남대문상가에 이어 동대문상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롯데리아 점주 모임 후속 역학조사도 폭넓게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보수단체 집회를 주도할 사랑제일교회 감염이 상황에 우려가 크다. 어제 하루 이 교회 교인 11명이 확진을 받았다. 전날 2명에 이어 이틀만에 13명이 확진된 셈이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약 1500여명이며 검사 대상자는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배 특성 등을 감안할 때 전 교인 검사를 실시하면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더구나 교회측은 15일 대규모 장외집회 강행을 예고했다. 당국은 검사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수천, 수만명 집회 참가자와 뒤섞이는 상황을 최악의 경우로 보고있다.
집회 자체보다 더 문제는 집회 이후 상황이다. 통상 집회를 마친 뒤 삼삼오오 밥이나 술자리를 갖기 때문이다. 경찰이 현장채증 등 감염병 위반 사항 관리에 나서 집회 당시에는 마스크를 썼다 하더라도 술자리 등에서는 모두 벗게 마련이다. 전국단위 집회가 끝난 뒤 귀가한 이들이 전국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는 물론 민주노총과 의사협회 등 단체들은 즉시 집회를 금지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감염병 예방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