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허가한 광화문집회 파장 일파만파

2020-08-18 12:06:50 게재

서울 신규 확진자 다시 세자릿수

청와대 국민청원에 "판사 해임"

수원서도 대형교회 수련회 강행

서울 전역 집회를 금지한 서울시 행정명령을 뒤집고 법원이 허가한 광화문 집회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서울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일에 이어 다시 세자릿수로 늘었다. 경기도에서도 집합제한 명령을 무력화하는 사례가 발생,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2209명으로 17일 0시 대비 132명 늘었다. 이 가운데 75명이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관련이다. 전광훈 담임목사와 부인 비서까지 확진된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90명 중 58명, 16일 146명 중 101명이다.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가 열렸다. 서울시에서 집회금지 명령을 내려 대부분 통제됐지만 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2곳에서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인파가 몰렸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사랑제일교회와 함께 신규 확진자 70% 이상이 '교회발'이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8명, 노원구 안디옥교회 8명, 여의도 순복음교회 2명, 양천구 되새김교회 1명까지 94명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법원 책임론'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교회 등 집단모임을 경고했는데 서울시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광화문 집회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만 해도 민경욱 전 국회의원이 상임대표로 있는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 등이 집회 금지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을 때 '기각'을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14일 이들 단체 주장을 상당부분 인용했다. 집회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 처분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집회시간이 4~5시간으로 비교적 짧고 100여명이 참석,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법원의 예상과 달리 15일 광화문 일대에 수천명이 몰린데다 이날 집회에 합류한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한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신도 중 960명은 아직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전광훈 목사를 고발하고 교인들에 코로나19 강제검사 명령까지 내렸지만 사후 약방문이 된 셈이다.

때문에 법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5일 '815 광화문 시위를 허가한 판사의 해임 청원'이 등장, 현재까지 8만5000명이 동의했다,

이들은 "확진자가 속출하는 사랑제일교회 중심으로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경고와 호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 광화문 한 복판에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며 "시위참여자, 일반 시민, 경찰 등 공무원을 위험에 빠지게 한 판단에 해임 혹은 탄핵과 같은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광화문 집회와 달리 자체적으로 지자체 행정명령을 어기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대형교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권선구 교회시설 안에서 하계수련회를 개최했다. 수원에서 200명,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 100여명이 가 참석했다.

경기도는 17일 해당 교회에 정규예배를 포함한 모든 모임과 행사를 금지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추가 위반 시 관련자 전원을 고발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원시 요구로 행사를 조기 종료했지만 행정명령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다"며 "감염이 발생할 경우 방역비용 일체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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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곽태영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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