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발 확산, 학교 집단감염 우려
17일 기준 전국 학생 확진자 65명 … 정부, 학원 휴원 강력권고, 강제규정 없어 '호소'만
수도권지역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대응 방안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시켰다. 따라서, 오늘 유초중고 800여개교가 등교수업을 하지 않고 원격수업으로 돌렸다. 오늘부터 사실상 2학기 등교수업이 시작될 계획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17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경기·인천 지역 유초중학교는 2학기 개학 이후에도 등교 인원을 1/3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지역은 오늘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등교인원을 1/3로 제한하기로 했다. 11일부터 17일까지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총 6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가 24명, 부산 12명 순이다.
교육부는 16일 수도권에는 '강화된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를, 비수도권에는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 시행을 제시했다.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빨라 학교 집단감염으로 이어질까 우려해서다. 이는 등교 인원 전체의 1/3(고교는 2/3), 비수도권의 경우 2/3로 제한한다는 방침으로 이어졌다. 교육부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지역에 있는 학교에 대해 원격수업 등 선제적 조치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랑제일교회 주변 서울 성북·강북구 전체 166개 학교는 오늘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
경기도 용인 우리제일교회 집단감염 발생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어, 용인 전체 250개 학교와 경기 양평 17개 학교도 문을 닫고 원격수업으로 돌렸다. 고교생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의 경우도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326개가 21일까지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다음달 1일 대부분 2학기 개학이 시작된다. 등교수업 차질과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등교수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시도교육청 상황에 따라 등교수업 강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방역당국과 수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습격차 해소 방안 놓고 정부 시도교육청 고심 = 문제는 다음달 11일 이후다. 현재 확산속도라면 11일 등교수업 기준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가장 큰 우려는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다. 학습결손으로 인한 학생 간 학력 격차에 대한 반응이 코로나19 감염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셈이다. 부모 경제력에 따라 사교육을 받는 상위권과, 챙겨줄 사람 없이 성적이 계속 떨어지는 하위권으로 갈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2 학부모인 이지우(가명. 서울 강북)씨는 "중간성적 층이 사라졌다는 소문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는 문을 닫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학원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돌봄 공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학교마다 등교 방식이 다 다르고 방학 일정도 천차만별이어서 학부모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맞벌이 부부들은 다시 아이 맡길 곳을 찾거나 학원으로 돌려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는 것.
정부는 학원 방역 점검 강화와 휴원 요청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학원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강제규정이 없어 휴원은 '호소'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감염병으로 1주 남짓 휴원하는 경우 교육청에 보고할 의무도 없다. 때문에 어떤 학원이 휴원하고 있는지 여부는 교육청이 학원을 직접 방문해 일일이 파악해야 가능하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환에 따라 고위험시설인 대형학원(300명 이상)뿐만 아니라, 중·소규모학원(300명 미만)도 운영 제한 명령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 착용, 손소독과 안전거리 유지 등이다. 위반할 경우 집합금지 및 벌금부과 등을 지자체에 요청한다고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원단속보다, 원격수업에 따른 근본적인 학습격차 해소방안이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비상 상황과 달리 일부 시도교육청은 학사일정을 이유로 다음달 1일부터 2학기 등교수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 엇박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은혜 부총리는 19일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대책 회의를 열고, 2학기 세부 학사일정과 원격수업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현장교사들은 "상황발생에 따라 내놓는 '찔끔정책'으로는, 교육 혼란과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학습격차 해소와 등교수업 방식을 개선해 '학생 관계망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