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5개월치 환자 쏟아졌다
서울시 15일 이후 확진자 1100여명
광복절 전 7개월간 1841명 … 곧 추월
전국 지자체, 3단계급 거리두기 조치
서울시 코로나19 환자가 3000명에 도달했다. 광복절 이후 일주일간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3단계급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시 코로나19 상황은 광복절 전후로 크게 갈린다. 확진자 누계는 이달 14일까지 약 7개월동안 1841명이었다. 하지만 광복절 집회 후 확진자가 폭증, 15일부터 23일까지 불과 9일만에 1145명이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 수 2986명을 기록했다. 14일 하루 74명이던 서울시 확진자는 15일 146명으로 두배로 뛰었다. 16일, 23일엔 두자리 수로 떨어졌지만 각각 90명, 97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9일째 세자리수 확산세가 이어졌다.
감염 발생 양상도 광복절 전후가 다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한 자치구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인근 2~3개 구에 영향을 끼쳤지만 광복절 이후엔 서울 전 지역에서 신규 환자가 나오는 날이 많아졌다.
광복절이 전국 확산, 특히 서울 폭증의 변곡점이 되면서 방역 타깃도 새로 짜여졌다. 서울시는 이동통신사와 경찰 협조로 8월 15일 광화문집회 인근에 30분 이상 머물렀던 사람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했다. 집회와 관련이 없더라도 해당 장소에 머문 사람들 모두를 검사대상에 올리기 위해서다.
당국은 전수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조사대상자 중 30%가 안되는 1622명만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17명이 확진됐다. 1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은 검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익명검사 카드도 꺼냈다. 이태원발 감염 시 사용했던 방법으로 휴대전화 번호만 적어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가 정부보다 먼저 거리두기 3단계급 조치를 결정한 배경에 이같은 고민이 담겨있다. 검사 불복·기피자가 수천명에 이르면서 의심 환자들이 거리 곳곳을 활보하는 상황이 됐다. 급증한 깜깜이 감염은 위험을 더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기피자보다 무서운 게 깜깜이 감염이라고 말한다. 강북 지역 한 커피전문점에서 한 사람의 깜깜이 환자가 같은 공간에 있던 27명에게 삽시간에 바이러스를 전파시켰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도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대책을 내놓고 있다. 인천시는 24일 0시부터 실외 1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인천대공원과 월미공원 부대시설 운영을 모두 중단하고 아파트 등 공공주택에 설치돼 있는 실내 체육시설과 독서실 등 주민 공동이용시설 운영도 전면 중단했다. 모든 종교시설 대면 모임·행사 자제도 권고했다. 19일부터 시행한 2단계 방역대책에서 한 발 더 나간,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경북도는 23일부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국 확대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 금지, 고위험시설 12종 집합금지조치 등 코로나19 방역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사회복지시설 운영중단 기준도 세부적으로 정했다. 하루 평균 국내확진자 수가 기준인원을 초과해 2일 연속, 또는 1주일에 3일 이상 발생한 경우다. 5만 이하 9개 군은 2명, 5만 이상 10만 미만 4개 군은 3명, 10만 이상 30만 미만 8개 시·군은 4명, 30만 이상 2개 시는 5명이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