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정쟁 점입가경 … 여 "보수 책임" 야 "정부 책임"
김태년 "통합당은 8.15 집회 참가자에게 검사 받을 것 권고해야"
주호영 "코로나19 2차 대유행 막지 못한건 이유불문 정부 책임"
코로나19 재확산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지율마저 뒤흔들자,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권은 연일 '보수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부동산발 위기'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이다. 야권은 "여권이 코로나 위기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초 부동산 정국은 여권을 초토화시켰다. 23차례의 부동산정책이 소용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은 급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민심은 다시 요동쳤다. 한국갤럽 조사(18∼20일, 1002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9%에서 47%로 8%p 상승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상승(33%→39%)했다. 코로나19 방역 성공이 절실해지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코로나19 공포가 부동산발 공포를 누른 셈이다.
여야는 민심의 변화를 놓고 다시 정쟁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여권은 이번 기회에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키겠다는 듯 '보수 책임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보수진영과 통합당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에서 일부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코로나19 검사 불응과 관련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 광화문 집회 참석자는 검사에 협조해 달라"며 "정부는 전원 고발과 구상권 행사도 불사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를 거듭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지로 지목한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코로나19 2차 대확산 차단의 관건은 광화문 집회 참가자 전원의 신속한 진단검사"라며 "통합당은 국론 분열 조장을 중단하고, 방역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회가 끝난 지 9일이 지났지만, 검사를 받은 사람이 30%에 불과하다"며 "통합당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지금이라도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해줘야 한다. 권고가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 통합당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이 근거없이 정부를 비난하며 국론을 분열할 것이 아니라 방역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여권이 국정실패 책임을 피하기 위해 코로나19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며 반발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24일 비대위에서 "최근 코로나 사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려고 하는 여권의 상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부동산 실패, 박원순 성추행, 권언유착, 검찰 파괴와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개입, 유재수 감찰무마, 윤미향 사건,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등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선 어찌 된 건지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치들은 국민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자세로 해야지, 범죄자처럼 여기고 공권력을 휘두르며 공포를 조장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양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체포와 구속영장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고 과도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법이나 힘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의료진의 헌신적 협력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2차 대유행을 막지 못한 것은 이유 불문하고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속적으로 국민 경각심을 고취하고 계도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외식 쿠폰을 발행하는 등 마치 코로나19가 종식될 듯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줬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사과하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오히려 코로나19 정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위기 극복의 스위치를 켜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김기현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광화문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죠. 그렇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돼서 확산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정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근본적 책임은 정부 방역정책의 실패,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왜 이걸 특정 집단에게 넘기느냐? 두 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무능에 대한 실정을 호도하는 것이고 또 비판 세력을 힘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