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습격당한 지자체 '비상'
세종시장·인천서구청장 2주 자가격리
일부부서 업무중단 … 방역 지장 우려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4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지방자치단체까지 확산되면서 방역의 손발이 묶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확진판정을 받은 한 지역 인터넷뉴스 기자 A씨와 지난 20일 한 시간가량 브리핑 장소에 함께 있었다. 이 시장은 24일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오는 9월 3일까지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한다.
A씨가 지난 18일 방문한 대전시청 기자실에선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25일 "검사결과 브리핑룸에 상주하던 또 다른 인터넷뉴스 기자 B씨도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8일 브리핑룸에 함께 있었던 대전시 보건복지국장과 일부 공무원, 기자 등 18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B씨가 확정판정을 받은 것이다. B씨를 제외한 17명은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이날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브리핑룸에 함께 있지 않았지만 간접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아야 했다.
대전지역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은 2명의 기자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앞서 확진된 A씨 동선이 알려진 후 대전지역 대부분 행정기관 등은 24일 기자실을 폐쇄한 상황이다. 여기에 B씨까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18일 이후 B씨의 동선에 따라 행정기관의 추가 검사나 폐쇄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에서도 서구 공무원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서구 공무원 확진자는 24일 2명이 추가돼 모두 4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은 본청 소속 직원이고, 1명은 구의회 사무국 직원이다. 이재현 서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교흥 의원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4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인천 서구청 폐쇄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24일 하루만 폐쇄하고 25일부터 정상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4일 추가 확진자가 나온데다 아직 일부 직원들의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서구의회도 송춘규 의장과 구의원 13명 등 36명이 23일부터 자가격리 조치되면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인천 서구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불똥이 인천시로 번졌다. 서구 공무원 확진자 중 1명이 인천시 폐기물 정책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천시 환경국 대부분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부서 전체 업무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위한 세부 시행계획' 발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가 공직사회를 덮치면서 인천시의 주민 의견 수렴과 현장 소통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9월 초로 예정된 서해5도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전국에서 n차감염 속출 = 전국 곳곳에서 n차감염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전남 순천·광양에서는 24일 하루에만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를 다녀왔다가 지난 20일 확진판정을 받은 주민에서 시작돼 이날까지 모두 2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순천시는 24일 4280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이 많아 검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순천 베스트병원은 전남에서 처음으로 코호트 격리됐다. 광주지역은 상무지구 유흥시설을 방문했던 이용자 중 5000여명이 진단 검사를 받아 대규모 감염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2일부터 발생한 유흥업소발 코로나19 확진자는 25일 오전 8시 현재 27명이다. 서울 광화문집회발 집단감염 우려도 여전하다. 광주시는 지난 15일 집회에 222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131명이 검사를 받아 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90여명은 여전히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는 전국적으로는 176명이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자가격리 중인 2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182명으로 늘었다. 수도권 확진자가 175명이고, 비수도권 확진자는 7명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해서는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총 4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 부평구 갈릴리교회와 관련해서도 6명이 더 늘어 24일까지 총 38명이 확진됐다. 충남 천안에서는 의료진이 잇따라 감염돼 방역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천안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 22일부터 24일까지 모두 10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