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병상 부족, 종교계도 나선다

2020-08-28 12:26:20 게재

천주교, 피정시설 생활치료센터로

불교계, 템플스테이 시설 등 가능

기도원 많은 개신교계도 나설 듯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몰린 시민들 | 27일 서울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병상부족 문제해결에 종교계도 나서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종교계도 힘을 보태면서 의료 붕괴 사태 극복에 국민적 힘을 모으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천주교가 먼저 힘을 보태고 있다. 교단 관계자에 따르면 천주교는 병상 부족 등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아 종교계가 동참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 중이다. 천주교는 신자들의 명상, 기도 등을 위한 피정 시설을 운영한다. 천주교가 동참 뜻을 결정하면 이 피정시설을 코로나19 무증상·경증 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단은 각종 연수원도 운영한다. 개별 교구 혹은 교단별로 뜻을 모으면 연수원 시설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평에 위치한 ‘피정의집’이 주요 제공 가능 시설로 꼽힌다. 피정의집은 천주교 여러단체들의 모임과 피정을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다.

불교계도 동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템플스테이 시설 등이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계도 국민적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는 “종교의 공적 책임이 있는데 그간 한국 교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감당하지 못한 데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방역당국 요청이 온다면 활용 가능한 시설을 갖춘 개별 교회들과 적극 소통해 동참에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종교계 동참은 방역당국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계가 치료병상 부족이라는 의료 위기 극복에 앞장섬으로써 아직 시설 제공에 미온적인 기타 민간시설, 공공기관 등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종교계 동참이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따른 주민 반발 완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 통계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발 확진자는 전체 환자의 30%선으 로 떨어졌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집단 감염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언제든 어디서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국면이라 누구도 어느 지역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나와 내 가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 이기주의나 방관을 넘어 국민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삼성에 이어 LG가 수도권 병상부족 해결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LG는 경기 이천 소재 인화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겠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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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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