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억지쓰고 "종교 다르다" 입실 거부
생활치료센터 일부 입소자 도넘은 일탈
성인용품 들여오고 의료진 성희롱까지
"고발조치하고 치료비 전액 부담 시켜야"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일탈 행위가 검사 기피와 함께 방역 방해의 또다른 주범으로 부상하고 있다. 치료에 매진해야 할 의료진을 괴롭히고 센터 운영을 방해하는 등 정상적 치료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어서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과 동일한 의료시설인 만큼 치료방해 행위에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무증상·경증 확진자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생활치료센터에서 일부 입소자들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은평소방학교에 마련된 서울시 생활치료센터 에선 최근 한 입소자가 지속적으로 SNS에 자신을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이 먹을 수 없는 것만 담겨 있어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며 당장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은 12000원 짜리로 지자체 생활치료센터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의료인력 등 센터 운영진도 모두 같은 도시락을 먹는다. 해당 환자 SNS에는 시민과 센터 퇴소자들이 올린 비난 댓글이 가득하다.
생활치료센터는 2인 1실을 원칙으로 한다.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입소자들은 모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증환자들로 항체가 형성돼 있어 다인실 이용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부 입소자들은 무조건 독방을 쓰겠다고 생떼를 부려 운영진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어떤 이는 종교가 다른 사람과 한 방을 쓸 수 없다며 환자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추가 입실은 안된다며 문을 잠그거나 물리력도 행사한다.
지인과 한 방을 쓰겠다며 방을 바꿔달라는 사람도 골칫거리다. 입소자 방을 바꿀 경우 소독, 이동환자 물품 폐기 등 꼬박 하루가 소요된다. 이 환자가 옮겨갈 방도 새로 소독해야하는 것은 물론 기존 입소자들도 방을 잠시 비워야 한다. 한 사람이 방을 바꾸려면 방 3개와 24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병상 부족으로 입소 대기자가 수두룩한데 무리한 요구로 시간과 노력을 ?P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입제한 물품을 들여오려는 이들도 운영진을 괴롭힌다. 일부 환자들은 당국 지침을 무시하고 술, 담배 등 제한 품목을 지속적으로 택배 주문한다. 치료상 허용되지 않는 보양식을 시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센터 식수를 믿을 수 없다며 시판 생수를 무더기로 주문하는 이도 있다. 한 관계자는 "자위기구를 들여와 의료진을 아연실색케 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소란·난동도 심각하다. 교인들끼리 큰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거나 예배를 드리고 자제를 요청하는 운영진들에게 욕설·폭언을 일삼는다. 센터 관계자는 "3월부터 센터를 운영했는데 유독 최근 입소자들 소란·난동이 잦다"고 말했다. 필요한 물품이 없냐는 여성 의료진 물음에 "여자요"라고 답하는 등 성희롱도 수시로 발생한다.
서울시는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의료진들을 상대로 신고센터도 운영, 고충을 접수하고 원인제공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의료행위에 방해를 끼칠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시 입장이다.
방역기강을 무너뜨리고 다른 환자에 피해를 입히는 일탈행위에 경제적 손실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방해 혐의가 분명하면 국가가 부담하는 치료비 전액(500만원 상당)을 본인에 부담시키고 구상권도 청구하는 등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