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
정부·대교협, 대학생 확진자 파악 못해
수도권 대학, 2학기 시작 등교수업 강행
코로나19 감염속도가 빨라지면서 수도권 유초중고는 전면 등교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학은 코로나19 확진자 파악과 초등대응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학 대부분 오늘부터 2학기가 시작되면서 등교수업을 하는 곳이 늘고 있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학생들은 성인이기 때문에 중고생들보다 가정과 학교 밖 생활이 자유롭다. 특히 종교활동을 하는 대학생들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지만, 대학과 교육부는 예방적 조치를 비롯한 적극적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부와 대교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대학생 확진자 집계를 내지 않았다. 또한, 매일 공개하는 유초중고처럼 '등교수업 조정 현황'을 발표한 적도 없다. 자율에 맡기겠다는 취지인데 실제 교육부가 대학들과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학기 대학 등록금을 돌려달라며 학생들이 반환 청구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끼고 싶지 않은 이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구를 초토화 시킨 신천지 사태 역시 대학생들이 중심에 있었다. 대학생 신도들이 전국단위 모임을 했음에도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은폐해 피해를 키웠다.
8월 31일 경남 창원시는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을 부인하다 뒤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에게 치료비·검사비 등 3억원을 물어내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광화문 집회 참석을 부인해온 이 여성은 지난달 27일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 여성의 대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 등 자녀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대학생 자녀가 누구를 만나고 다녔는지, 정확한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가 광화문 집회 참석 후,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보름이 넘게 걸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창원 모 고등학교 학생·교직원 482명, 두산공작기계 직원·협력사 직원·사내 어린이집 교사와 원아 등 1535명 등 2000명이 넘는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대학생 확진자는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감염자가 일파만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을 비롯한 대학들은 안전망에 손을 놓고 있어 대학이 사각지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 ㄷ 대학 4학년인 장연희(가명) 양은 "지난달 중순부터 교수들이 졸업 작품 완성을 위해 등교수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1학기에 부실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등록금을 받기가 미안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울 ㄱ 대학교(공과대) 학생들도 "실험실습 등 중요한 과제를 위해 1학기에 도서관이라도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했음에도 어느 공간도 허용하지 않아 친구들과 학교 앞 카페에서 공부했다"며 "1학기 수업을 모두 원격수업으로 돌리더니,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는 시점에서 등교수업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학교행정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 확진자 파악과 등교수업 현황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대학생 확진자 현황 등 등교수업 문제를 파악해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