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추석 맞으면 전국이 지뢰밭"
전국민 이동, 한달 밖에 남지 않아 … 미검사자 발굴에 방역역량 총동원해야
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 현 상황을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대 위기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위기는 수천명에 달하는 미검사자다. 사랑제일교회 교인·방문자와 광화문집회 관련자 중 미검사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극단적 반정부 성향을 보이면서 방역당국의 검사 요청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은 이들 중에서도 강성 저항세력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국의 어지간한 압박과 설득에도 검사를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이들 강성 미검사자 그룹의 검사 기피 행위를 부추겼다. 전 목사는 2일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더욱 강한 투쟁을 주문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날 전 목사 기자회견에서 섬뜩한 시나리오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 목사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은 순교를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저는 한달 뒤 목숨을 내던지겠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종교계 한 관계자는 "전 목사의 순교 발언은 '검사를 끝까지 거부하고 목숨을 걸고서라도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교인들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교인 중 검사를 거부하며 끝까지 숨어 다니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사람은 정부가 말하는 방역 방해세력이 아닌 순교자로 대접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에선 전 목사의 이날 발언 때문에 미검사자들이 검사 요청에 끝까지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천명의 강성 미검사자와 함께 위기를 증폭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추석이다. 현재도 사랑제일교회 교인·방문자와 광복절 도심집회 관련자는 전국으로 감염을 전파시키고 있다. 만약 미검사자 수를 찾지 못한 채 추석을 맞이하면 숨어있는 확진자들이 전국에 감염을 퍼뜨릴 수 있다.
당국이 미검사자 발굴·추적에 방역 역량을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도심 집회 관련 광화문 인근 30분 이상 머문 사람의 데이터 등을 보다 촘촘히 구분해서 검사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넓은 범위에서 해당 날짜, 해당 장소 인근에 30분 이상 머문 사람 전체를 통계 내다보니 대상 범위가 너무 커졌고 허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타깃을 좁히고 이제라도 경찰, 통신사 협조로 대상자를 다시 선정, 세밀한 추적에 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법당국도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 경찰은 방역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일이라며 서울시의 고발 조치 등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2일 전광훈 목사 사택 압수수색 등 행동에 나섰지만 지금 상황은 미검사자들을 검사장으로 끌어내는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적사항이 확보된 교회·집회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고발 조치 등을 통해 검사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강제조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돼있다"면서 "행정력과 사법권을 총동원해 미검사자 색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