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대반 우려반'
소규모 집단감염 잇따라 불안감 여전
자체 수칙 세우고 벌칙 실효성 강화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조정 방침이 발표되자 노래연습장 웨딩홀 등 고위험시설 운영자들은 다시 영업재개에 나서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든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방침에도 불구하고 자체로 강화된 방역수칙을 내놓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형웨딩홀 대표는 12일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지금보다는 다소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적절한 방역대책을 마련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가 언제 다시 확산될지 모르고 만일의 경우 영업장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여전하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여서 예식업계 불황을 타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 11일 고양의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에 한국어 연수들 위해 입국한 네팔인 11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고, 동두천 친구모임 관련 2명(누적 10명), 화성 청소년상담센터 관련 3명이 새로 확진됐다. 양주의 육군부대와 안양, 남양주 등에서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9명 발생해 방역당국이 밀접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한 지자체들이 긴장의 끊을 놓기는 쉽지 않다. 실제 인천시도 정부 발표와 별개로 실내외 공공체육시설, 월미바다열차, 아파트 내 주민편의시설 사용중단 조치를 오는 18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시 자체적으로 이들 시설을 주민 간 감염 전파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고위험 시설로 판단한 것이다.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대전시는 비수도권이지만 16일까지 수도권과 동일한 방역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11일 추석 가족모임 집단감염에 이어 n차 감염으로 어린이집에서 7명이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감을 키웠다. 대전시는 12일 오전 "밤새 추석연휴 가족모임에서 비롯된 감염이 어린이집으로 이어져 7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11일 확진된 유성구 봉명동의 미취학아동이 다니던 어린이 집의 교사와 원아들이다.
앞서 이 아동을 포함해 추석 가족모임을 한 일가족 6명이 11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전날인 10일 폐렴 증상으로 충남대병원을 찾았다가 확진판정을 받은 유성구 상대동에 사는 60대 확진자의 일가족이다. 이들은 추석 연휴 가족모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에서 추석을 계기로 가족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일 벌초를 함께 다녀온 일가족 8명이 7일 집단으로 확진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12일 오전까지 대전에서는 14명이 감염됐다.
부산 대구 광주 등 다른 지자체들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하향 방침에 따른 후속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부산시는 거리두기 완화에 대처하기 위해 출입자 명부작성, 이용자 거리두기, 주기적인 환기 등 필수 방역수칙 준수를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종교시설 모임·행사 등을 허용하되 음식물섭취를 금지하는 시민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광주시는 거리두기 완화조치에 따른 방역대응방식에 '정밀 생활방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운영 중단을 최소화하되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대한 방역은 강화하고, 방역수칙 위반시 벌칙의 실효성을 높이는 등의 대책을 담을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방역단계 완화가 코로나19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며 "마스크 쓰기, 집합·모임·행사 자제, 밀폐·밀집·밀접 공간 피하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